[공포경험] 할머니의 사죄
IP :  .250 l Date : 17-10-02 21:55 l Hit : 10558
나냔의 집은 종갓집이야
4남1녀를 둔 우리 할머니는, 젊은 시절에 남편을 일찍 여의고
이 집안을 홀로 끝까지 지켜내고 이끄셨던 분이야
그러나 그마만큼 고지식한 분이셨어

집안에서 우리아빠만 딸이 둘이야
나랑 내동생이지

난 7살 때까지 할머니의 존재를 몰랐어
엄마랑 아빠랑 한동네에서 연애결혼했는데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나를 손주로 받아주지 않았지
아비 등골 빼먹는 년이라며
나 때문에 나 태어나고 얼마 안 있어서
할머니랑 외할머니랑 대판 싸우고 말도 아니었지

결국 나는 명절 때마다 할머니집이 아닌 외갓집에 가서 외할머니와 함께 있었어
그런데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나니 날 돌봐줄 분이 없어서
그제야 난 할머니 집에 들어가게 되었어

근데 웃긴 게 내 동생이랑 나란 3살 터울인데
내 동생은 태어나자마자 할머니의 품에도 안겨보고
할머니댁에도 바로 들어갔다는 거야
나만 명절에 홀로 외갓집에 간 거지....
느닷없이 저 할머니는 우리 할머니가 아닌데 왜 이리 오냐니까
이제부터 내가 니 할머니다 라고 차갑게 돌아서셨지


그러면서 내가 알게 모르게 엄마와 나는 시집살이를 엄청 심하게 당했어
무시당하기더 했고 맨날 아들 하나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러셨지

명절에 사촌들은 꼼짝도 안 하는데
나랑 내 동생은 어릴 때부터 제기 닦고 차례상 차리고 치우고
밥상차리고 후식 내놓고 커피 타고 설거지 다 해놓고.... 그랬어
왜냐고? 안 그러면 우리 엄마 혼자 해야했거든......

차례든 제사든 차리는 건 여자인데 우린 절도 안 시켜주고
여자어른은 음복도 못하게 하고...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할머니를 비롯해
집안 어르신들께 대들면서 할말 다 하고 살았어
그러니 할머니는 오죽 내가 더 미웠겠지

심지어 나는 장손보다 공부를 잘 했고 상도 많이 받았으며
지역내에서 우수인재라는 소릴 들을 정도로 공부도 잘 했어
그런데 할머니는 저년이 좋은 기운 다 가져가서 장손이 기를 못 피는 거라며 ㅋㅋㅋㅋ


그런데 돌아가시기 몇년 전쯤에 느닷없이 명절이나 제사도 없는데
우리 식구를 불렀어 물론 나랑 내 동생은 안 갔지
그랬더니 할머니가 엄마에게 그동안 시집살이 시키고 괴롭힌 거
미안하다고 사죄하셨다고 하더라...
그리고 엄마는 노인네께서 그러시니 그냥 받아주셨대

물론 난 아직도 이해가 안 가서 이해하려 하지도 않아


그러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2년 좀 넘은 것 같은데
그동안 한 번도 할머니 꿈을 꿈 적이 없었어
나는 꿈이 잘 맞는 편이라서 그날따라 이상하게
할머니가 꿈에 나와서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이 할미를 좀 용서해달라고 그러시더라고
그래서 그동안 나랑 엄마랑 고생한 게 얼만데 이제 와서 말로만 사과하시는 거냐고
우리 가슴은 찢어질대로 찢어졌고 멍들고 피가 철철 흐른다고
이게 한두 해여야지 이해라도 하지 몇 십년을 그랬는데
이해가 가고 용서가 가겠냐고
엄마는 용서하셨을지 몰라도 나는 아니라고
할머니는 내게 그러시면 안 되는 거였다고 할 말을 하고 깨어났어



그런데 며칠 뒤
엄마에게 연락이 왔어
참고로 우리집은 서로 본인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만 연락함 ㅋㅋㅋㅋ
그래서 뭔일인가 했더니
엄마가 그러시더라고

오랜만에 고모에게 전화가 왔는데
고모 꿈에 할머니가 나타나서
우리집에 잘못한 게 너무 많은데 너네는 어쩜 재산 상속할 때 우리집을 쏙 빼놓고 니들끼리 갈라먹었냐면서
니들 그러다 죄 받는다며 지금이라도 재산분배 다시 해주고
우리가 쌓아둔 원망, 니들도 잘못한 것이니 사죄하고 또 사죄하라고
그리고 나 대신 사죄하는 것도 잊지말라고
그러며 나오셨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며칠을 저렇게 계속 나오셔서 연락하는 거라며
지금이라도 재산 분배를 다시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왔다고 엄마가 내게 잔해줬어


그래서 난 악착같이 우리가 고생한 만큼 받고 싶다! 라고 했으나
엄마는 한푼도 더러워서 안 받고 할말 다 하며 살고 싶다! 라고 해서
서로 의견이 달라 조율 중에 있어 ㅋㅋㅋ




그러나 할머니는 죽어서 본인께서 지은 죄를 깨달으신 건지...
이제야 내 꿈에 나와 사죄를 하시는데...
슬프기보다는 화가 났어
애초에 잘못하질 말지
애초에 우릴 힘들게 하지 말지

이미 상처는 줄대로 다 줘서
다 정신과 다니며 정신줄 붙들고 사느라 힘든데
이제와서 사죄라니....



그런데 엄마는 그래도
할머니가 너한테 직접 사죄하고 싶어서 나타나신 것 같다며
노인네 돌아가시고서도 맘에 걸리셨는지 꿈에까지 나타나서 그런 걸 보면
이제 용서하고 우리 가족끼리 잘 살면 안 되겠냐고 하는데...

난 아직 용서가 안 되는 것 같아...


여튼 할머니의 진심은 이제 알 것 같아
과연 친척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두고볼 일이지만

(할머니 돌아가시고 우리집만 유산 상속 포기 각서 썼음 ㅋㅋㅋ 서로 유산가지고 싸우고 난리도 아니었음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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