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괴담]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있었던 소름돋는 이야기
IP :  .229 l Date : 17-10-27 20:46 l Hit : 7010




친구녀석에게 들은 이야기를 올려보도록 할게요.

친구녀석이 중학교 때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사회에 나와 이 친구에게 당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야 들은 이야기를 글로써 전할 뿐이라 당시 제가 느낀 오싹함은 잘 전해질지 모르겠네요.

사후의 세계는 존재하는 것인가 하는 티비에서 보는 재현극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가까운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라 굉장히 섬뜩했었습니다.

써 내려갈 이야기는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약 보름 전 쯤에 일어났던 몇 가지 사건들 중에 굉장히 인상깊었던.....이야기와 그와 있으면서 제가 경험했던 짧은 이야기 입니다.






친구의 아버님께서는 술을 무척 좋아하셨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아버지께 좀 맞고 자란 편이라 그 좋아한다는 의미가 그렇게 좋은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죠.

어느 날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약  6일 전에 이런 일이 있었더랍니다.

어디선가 또 술을 하신 건지 아버지가 방안에 뛰어드셨을 때에는 술냄새가 굉장히 많이 났다고 하더군요.

" 형주야!! 빨리 나가서 밖에 문 닫아라!! 어서!! "

방안으로 뛰어들듯이 들어오셔서는 버럭 고함을 지르듯 자신의 아들인 제 친구 형주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시 방에 어린 여동생과 누나가 같이 있었는데, 그런 아버지가 그날따라 많이 달라보여 남매는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했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문을 닫고 방안으로 들어오려니,

" 아냐!! 빨리 닫으란 말이야!! 왜 안 닫고 들어왔어!! "

" 아빠... 닫고 왔어요...... "

" 빨리 나가서 다시 확인해 봐!! "

" .....예... "

전설의 고향의 한 장면 같았더랍니다.

눈을 크게 할 수 있는 만큼 하고는 핏대선 시선으로 자신에게 소릴 질러대는 아버지는 그날따라 정말 무서웠었다고 하네요.

그 때 여동생은 이미 울고 있는 상태였더랍니다.

평소에도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시던 아버지를 많이 봐왔지만 정말이지 그렇게까지 사람이 달라보인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밖에 나가 대문과 현관을 잠그고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아버지가,

" 형주야!! 밖에 나 찾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던? "

" 예? "

" 지금 밖에서 나 나오라고 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보고 와라. "

" 아빠 밖에 아무도 없어요..... "

" 이 자식이!! 지금 밖에 대문 두드리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인가 어서 보고 와!! "

숨소리까지 거칠어진 상태로 형주에게 몰아치듯 이야기하는 모습에 이미 누나까지 울상이 되었답니다.

거기에 밖에 있지도 않은 사람과 들리지도 않는 소리에 그 공포감은 말로 할 게 아니었다고 하네요.

" 아빠....어떻게 생긴 사람들이에요... "

친구는 울 것 같은 심정을 억누르고 나가기 싫어 시간을 끌어보기로 했습니다.

물어보면서도 무슨 말이 나올까 무척 무서웠다는군요.

"내가 집에 들어올 때 까만옷 입은 네 삼촌 뒤로 말이지......한 세 명은 더 데리고 오는 것 같았지... "

방바닥을 노려보며, 기억을 짜 맞추는 아버지의 눈빛은 그 사람들이 지금 그 앞에 있는 것처럼 보였답니다.

더더욱 무서운 이야기는 삼촌이라고 하면 그 당시 작년에 돌아가신 그 분 밖에 없는데....

" 형주야!! "

" ..예!? "

방바닥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버지가 번쩍 고개를 들며 형주를 불렀답니다.

" 형주야!! 얼릉 나가봐라 네 삼촌이 날 부르고 있어. 나가서 그냥 가라고 해! "

" 예?? "

" 봐라! 지금 나 부르고 있잖아!! 어서 가서 좀 쫓아버려!! 어서!! "

누나와 동생은 저 방 구석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엉엉 울고 있었더랍니다.

자기도 그걸 보자 눈물이 뚝뚝 떨어지며 진짜 환장할 것 같았다고 하네요.

나가면 자기도 저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몸은 말을 안 듣는데, 안 나간다고 하면 아버지한테 맞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런데 그때였답니다.

" 아악!! "

아버지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앉은 그 자세 그대로 뒷걸음질 치시더랍니다.

시선은 방문쪽을 바라보며, 뒷걸음질 치는 도중이었는데 갑자기 형주를 바라보며 버럭 소리를 지르시더랍니다.

" 방문 잠궈!! "

버럭 지르는 고함에 몸이 반사적으로 튀듯이 문쪽으로 다가가 손잡이를 꾹 눌러 방문을 잠궜다는군요.

" 너 왜 현관문 열어놨어!! "

" 현관이요? 잠궈놨는데..... "

" 잠궜는데 저 사람들이 어떻게 집에 들어온 거야!! "

" 예?? "

저 사람들?

시선이 반사적으로 문으로 향했답니다.

하지만....



" 그 때 말야....아버지고 나발이고 다 팽개치고 도망가고 싶더라고. 방문은 분명 닫혀 있고 잠그기까지 했는데

 내눈엔 보이지도 않는게 방으로 오고 있다고 하고....동생하고 누나는 구석에서 울고 있고....

 아버지는 진짜 미쳐보였어.... 그때였지... "




" 오지마!! 오지마!!! "

형주의 아버지가 갑자기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는 구석쪽으로 뒷걸음질 치며 분명히 뭔가를 보고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분명 방에는 누나 동생 아버지와 자기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죠....

" 제발 오지마!! 저리가!!!! "

몸에 소름이 돋고 머리에 뭔가 지릿하는게 오는 느낌이었답니다.




" 너 그거 아냐? "

" 뭘? "

" 어차피 이젠 돌아가신 분이라...뭐....나는 말야 그게 다 술때문에 헛것 본거다라고 생각했었거든.
 잘은 몰랐어도 중딩 때쯤 되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알콜중독자라는 거 보고 뭔지는 대충 알잖아? "

" 뭐 그렇지.... "

" 그렇게 생각했었어.... 그런데 말야 그게 또 아니더라고... "




그렇게 아버지는 계속 오지 말라는 소리를 지르며 뒷걸음질 쳤고, 벽에 막혀서는 온몸을 웅크리고 팔로 머리를 감싼 자세로 흐느끼듯 '오지마 오지마' 를 계속 외쳤다고 하네요.

그때에도 누나와 동생은 구석에 웅크리고 앉은 채였고 친구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렇게 한 10분정도 지났던 모양이네요.

아버지의 혼잣말이 조금씩 줄어들고 방에 침묵이 찾아오자 아버지는 웅크리고 있던 자세에서 고개를 번쩍들어 방 이곳저곳을 흔들듯이 둘러보았다더군요.

" 형주야. 네 삼촌? "

" 예.....? "

" 언제 갔지?...응...언제...응? "

" .......... "

" 아냐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아버지.

그러더니 혼잣말로 웅얼 웅얼 하고는 쏜살같이 방문을 열어제끼고 밖으로 튀듯이 달려나가시더랍니다.






" 일단 그 날 일은 그게 다였어. 어머니 오시기 전까지 우리는 벌벌벌 떨고 있었지... 그런데 말야...

 그때까진 알콜중독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사건이 하나 더 있었다. "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3일전에 일어난 일이랍니다.

그 날은 아버지께서 들어오시는데 술냄새가 전혀 안 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는데...

" 들어와서는 바로 안방에 있는 장롱으로 가더라고..... "

" 장롱? "

" 거 왜 있잖아. 너희 집도 할머니 있으면 알거야 아마. 장롱 밑에 보면 서랍 있지? "

" 그치. "

" 그 서랍에 보면 그 뭐시냐 옛날 분들은 한복 넣어놓고 그러잖아? "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았습니다.

어디 잔치 가고 할 때 입는 할머니의 한복이라던가...하는 그것들 말이죠.

" 나는 몰랐었는데, 그 서랍에 하얀 한복 아니 소복이라 그래야 하나? 여튼 사극에서 보면 나오는 그런 하얀 옷들이었는데..
 하얗다기보다는 좀 누랬었지. 오래된 것 같았으니.... "

" 많이 들어 있던? "

" 뭐 여러벌..... "

한 두 세 명 분의 하얀 옷이 들어 있었더랍니다.

" 그 날 비가 오는 날이었어. "

" ........... "

" 학교 갔다와서 집에 있었더니, 오더라고. 그래서 누나가 밖에 널린 옷들 가져다가 방에다가 널었거든. "

제가 어렸을 때는 다세대 주택에 살았었는데, 빨래 널어 놓을 곳이 충분하지 않아 방에다가 빨래줄 걸어놓고 했거든요.

방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줄이었는데...당 시 키가 작아 그게 가능했었던것 같네요.

지금 같으면 굉장히 걸리적 거렸을테니까요.... 요즘같이 건조대 같은 물건이 집에 있던 시절이 아니라..

여튼..

" 아버지가 장롱 서랍에 있는 옷들을 죄다 꺼내놓더라고.... "

" 왜? "

" 낸들 알았겠냐.....뭐 하여간 그렇게 꺼내놓더니 바닥에 쭉 펴놓고는 위아래 짝을 맞추더라고... "

" .......... "

" 잘 기억은 안 나는데 한 세 벌 정도 짝이 맞았어.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 거라고 아버지가 그러더라. "

" 왜 그러셨냐? "

" 일단 끝까지 들어봐. "

그렇게 바닥에 옷을 다 펼쳐놓으신 친구 아버지는 형주를 시켜 슈퍼에서 소주를 여러 병 사오라고 시켰답니다.

또 술먹고 주사 부릴까 봐 내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더군요.

그런데 희한하게 안심이 되기도 한 것이, 그 날따라 아버지가 평소의 아버지 같이 무서운 존재로 보이지가 않았답니다.

" 아빠 여기요. "

" .......... "

소주 5병이 들어있는 비닐봉투를 아버지께 건넸답니다.

" 부엌에 가서 대접 좀 가져오거라. "

" .....예. "

곧바로 넓은 대접을 가져다 드리자, 소주 한 병을 따서 그 대접에 다 붓고는 바닥에 맟춰 놓은 한복 한 벌을 들고 일어서서, 젖어 있는 빨래감들을 모조리 한쪽으로 밀고 그 자리에 들고 일어서 한복을 걸어 두시더랍니다.

그렇게 옷이 걸리자 아버지는 저고리 부분에 고름을 바닥으로 길게 늘어뜨려 놓았답니다.





" 야 이거 함 봐봐. "

" 응? "

친구는 두루마리 휴지를 가져다가는 한 10칸 정도 잘라서 길게 말고는 방금 가져온 물이 담긴 컵에다 넣는 것이었습니다.

" 그게 뭐? "

" .........한 반 정도 젖네. "

" 어쩌라고? "

" 아버지가 저고리 고름을 바닥에 닿게 내려놓고 뭘 했는지 알것 같냐? "

" 내가 어떻게 알어. "

그랬습니다.

저는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죠.

허나 이글 읽는 분들 중 눈치 빠르신 분은 아! 하셨을 겁니다.






" 아버지 많이 드세요. "

친구의 아버지는 살아있는 누군가와 대화하듯 측은하게 웃으시며 빨래줄에서부터 내려온 옷고름의 끝부분을 소주가 가득담긴 대접에 걸치듯이 담그셨답니다.

그러자 어떻게 됐을까요....


" 너 방금 봤지? 휴지 물 젖는 거? 이게 정상이거든. 내 손까지 젖어서 올라오지 않는 게..

 그런데 그땐 어땠는 줄 아냐..... 대접에 소주가 빨대로 빤 것처럼 옷고름 적시면서 쭉 올라 가더라........ "


양손을 들어 '쭉' 따라올라가는 듯한 시늉을 해보이는 친구의 눈빛은 그 때의 장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 대접에 소주 한 병을 다 담았는데, 옷고름이 그걸 다 빨아드렸거든. 근데 한 방울도 바닥으로 안 떨어지는 거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나는 보고도 못 믿겠다. 그땐 무서운 것보다 신기해가지고 정말....

 그리고 아버지가 한 병 더 따서 옆의 있던 옷도 걸쳐놓고 고름을 담궜는데.......와 진짜.... "


친구의 모습은 그 때의 일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듯한 표정이 되어 있었죠.


" 옷고름이 소주를 쭉 빨아드리는가 싶더니, 다시 뱉는 것처럼 젖어 올라가던 부분이 다시 아래로 내려가더라고.

 그걸 보고 아버지가, '그래요. 어머니는 술 못하셨지....' 이러는 거야...... 그 때 대접에 담겨있던 고름이 누가 건들지도 않았는데

 바닥으로 툭 떨어지더라고..... 그런데 그 끝이 하나도 안 젖어 있는 거야..... 믿을 수 있겠냐? "


" ............. "


"나는 보고도 의심이 가. 그러다가 3일 후에 아버지 돌아가셨지.... 어찌보면 그런 게 정말이었다고 느껴져... "


" 느껴진다니... 니가 본 거라면 사실 아니냐? "


" 아냐. 그냥 그런 느낌이야......... 그 때 방안에 누군가가 와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랄까.... 본대로는 절대 받아들여지지가 않네... "


" 그래서 그 옷은 아직도 있냐? "


" 아니 아버지랑 같이....... "


화장을 했다고 말하는 친구.....

이야기를 들은 그 날 밤은 옷저고리의 고름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더군요.







이번엔 그 녀석의 집에서 조촐하게... 아니 먹다보니 전혀 조촐하지 않았던 술자리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술잔이 마구 돌았을 때였어요.

목소리가 커지고, 주위에 대한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을 때 쯤 녀석이 한 마디 하더군요.

" 야 저번에 아버지 돌아가실 때 이야기 더 해줄까? "

눈은 게슴츠례 해져선 약간은 혀가 말리는 듯한 소리로 묻더군요.

무서운 이야기라면 특히 실화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제가 그냥 넘길리는 없었습니다.

" 더 있었냐? "

" 아버지 예기 말고도 많다. 나 고딩 때 놀러가서 있었던 이야기는 알잖아? "

" 잘 알지.... "

물론이었습니다.

등에 한기가 서리는 이야기였죠.

그 뭐랄까...

희한하게 무서운 이야기 잘 하는 친구들 주위에 한 명씩 있죠?

이 녀석이 그랬습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듯한 몰입감으로 빙의되듯 이야기하는 말재주...

" 아마 이런 적이 누구나가 다 있었을 거야. 물론 너도 마찬가지고... "

갸우뚱한 고개로 눈만 치켜들고 쳐다보는 형주.

동의를 구하는 것일까요?

저는 턱으로 고개짓 했죠.

" 야 솔직히 난 귀신이니 뭐니 라고 말은 못 하겠는데 말야.. "

형주는 말을 잠시 멈추고는, 등을 기대고 있던 방문을 손만 들어 살짝 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곤 열리다만 문의 밑둥을 손가락으로 당기듯이 툭 치더군요.

' 끼익~ '

경첩에서 소리가 낫더랬죠.

세게 열리면 몰라도 바람에 흔들리듯 닫힐까 말까 하는 문에서 나는 소음 정도는 누구나 다 아실 겁니다.

" 들리냐? "

" 뭐? 문소리? "

" 아니 거 말고.... "

팔뚝에 있는 솜털이 서는 느낌이랄까요?

소름이 밀려왔습니다.

" 뭔소리 새꺄. 이게 또 사람 놀래키네. "

" 크크크. 쫄았냐? "

" 술이 깰라 그러네... "

저는 이 녀석이 또 뭔 이야기를 할까 내심 기대는 되면서도, 한편으론 집에 어떻게 갈까 하는 걱정도 밀려왔습니다.

원래는 무서움을 잘 타지 않을 뿐더러 술까지 취하면 기행까지 할 정도로 담이 세지만, 이 녀석의 이야기들은 말그대로 쫄게 하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안 들을 수도 없는 노릇.

이미 호기심은 제 이성적 판단을 넘어서 달리고 있는 중이었죠.

" 그 날도 비가 오더라... "

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죠. 시간은 새벽 한 시 반 정도.

바깥 빗소리에 귀 귀울이며 저도 모르게 시계를 본 게 그 때 쯤이었습니다.

" 그 날 새벽에 자다가 깼었거든.. 아버지 돌아가시기 한....10일 정도 전이었나? "

" ........ "

갑자기 갈증이 느껴져 따라놓은 맥주에 손이 저절로 가더군요.

취하도록 마셨는데도 갈증이 느껴지다니...

그만큼 긴장했었던 것 같네요.

" 왜 깼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그거 있잖아 자다가 새벽에 그냥 깨는 거 말야. "

" 그렇지... "

" 깨고 나면 왜 깼지라고 생각 안 하잖아? 그냥 버릇처럼 시계보고. 특히 다음 날 일 나가는 날이면 짜증도 나고 말이지.
 하긴 그 당시야 학교나 다닐 나이였으니 지금 생각하는 것이랑은 다르겠지만... "

' 후두두둑 '

갑자기 창문을 때리는 세찬 빗줄기가 방안으로 새어 들어왔습니다.

때문에 약간 놀랐었죠.

" 장마 티 제대로 내는구만. "

" 얼릉 닫아라 야. 다 젖겠다. "

바람이 세게 불었는지 열어놓은 창문으로 빗줄기가 세게 부딪히며 방안으로 후두둑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 딱 저런 거였어. "

" 뭐? "

형주는 휴지로 바닥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 방금처럼 그냥 휙 들어오는 거 말이지. "

" 뭐가...? "




형주가 새벽에 눈을 뜨고 시계를 본 게 약 새벽 3시 정도의 일.

그 당시에는 큰 방에서 모두 다 잠을 자던 때라고 했습니다.

양옆에 부모님, 누나, 여동생이 나란히 누워 있었고 아버지는 자신의 왼쪽 끝에서 주무시고 있던 모양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왜 눈떴는지는 모르지만, 어두운 눈으로 벽시계를 보니 3시가 약간 넘은 시간이라 했습니다.

' 3시인가? '

녀석는 그대로 잠을 청하기 보다는 화장실에 다녀오고 잠을 청하기로 마음먹고 이불을 발로 걷어내려 했다네요.

그 순간 옆에 뭔가가 있는 것 같아 옆을 바라보았는데,

" 헛... "

하는 소리와 함께 깜짝 놀라 이불을 잡아 댕겼다고 합니다.

거기엔 아버지가 자다가 일어나 듯 앉아 계셨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자다가 일어났다기 보다는 계속 잠을 자지 않고 깨어있는 모양새라고 할까요? 그런 모습이었답니다.

안 그래도 그 때 즈음 해서 아버지가 이상해져 많이 무서웠는데,

새벽에 어두운 데서 뭘 보고 있는 듯 깨어있는 걸 보니 소름이 확 밀려왔다고 하네요.





" 아버지가 뭘 보고 있다는 건 알았는데, 그게 뭔지는 죽어도 모르겠더라고. 더 웃긴 건 뭘 보고 있다고 느낀 나도 이해가 안 가는 거야.

 그냥 이불 뒤집어 쓰고 덜덜 거렸어야 하는 건데.... 나도 모르게 아버지를 계속 보게 되더라고. "






형주는 그대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어둠에 눈이 완전히 적응을 하자 아버지의 모습이 좀 더 자세히 보였다고 하네요.


" 입을 헤 벌리고 방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방문을 쳐다보게 되더라고... 뭐가 있나 싶었던 거야.

 그 때 아버지 때문에 별의 별일을 다 겪어봐서 바깥 화장실에 혼자 가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할 때였는데...죽어도 못 가겠더라고. "


형주는 말을 마치고는 닫아두었던 문을 다시 여는 것이었습니다.

" 이런 느낌이랄까.... "

아버지가 바라보는 방문이 '끼익' 거리며 열리려고 하는 것이었답니다.

" 아냐 느낌은 이게 아닌데... "

형주는 조금 전처럼 문을 살짝 열고는 당기듯이 살짝 문을 건드는 것이었습니다.

" 그 때 방에 말야 뭔가가 들어온 것 같아. 느낌이 아니라 확실히.... "

그때였답니다.

미동도 없이 방문을 바라보고 있던 아버지가 이불을 당겨 덮는 모습을 한 게...

그제서야 저게 왜 열려있는지 생각을 했답니다. 하지만 모두 잠들기 전 방문을 닫았는지 않았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분명 아버지와 자신이 바라보던 방문은 열려있다는 것이었죠.

' 끼익 ' 소리가 나면서 아버지가 이불을 당기는 그 시점.

방에 바람이라는 게 있을리 만무하다고 생각해 창문을 바라보니, 비가 오는 밤이라 닫아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맞바람의 가능성도 지워버렸답니다.




" 지금처럼 말야, 문이 이렇게 끼익 거리고 살짝 열리더라고. 그렇게 열리는가 싶더니, 딱 멈추는 거야. "

그러면서 형주는 뒤로 해 둔 손으로 문밑을 탁 하고 잡아챘습니다.

" 바람이 그랬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야 할텐데 그냥 딱 멈추는 거야. "

형주가 잡아두었던 문을 놓자 '끼익' 소리를 내면서 다시 돌아가며 닫히지 않고는 '탁' 하는 소리를 내었습니다.

" 그 때 아버지가 이불 확 당기면서 으으 거리면서 뭔가 말을 할려고 했는데.... "






' 방에 있다.... '

조금 전 끼익 열리면서 들어온 게 방에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버지의 고개가 형주가 있던 반대편으로 돌면서 몸의 방향도 그 쪽으로 행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벽면으로 몸이 다 돌아서자,

갑자기 아버지가 경련을 일으키듯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방에 분명 무언가가 들어왔다고 느낀 그때였다죠.






" 그 깜깜한 곳에서 사람이 갑자기 뭐 들린 듯 떤다고 생각해봐라.

 이불 뒤집어 쓰고 바로 눈감고 싶었는데...그게 그렇게도 못 하게 하더라고. "


" 뭐??? 누가? "


저도 모르게 미간이 찡그러지며 말이 튀어나오더군요.


" 누구겠냐.....들어온 놈이지... "


" 뭔소리야? "


" 내 등에 딱 붙어 있었어. 분명히 붙어 있었다. "


" 미친... 뭔지는 보고 그러는 거냐? "


" 야... 너 같음 봤을 거 같어? "


" ....... "


" 한기가 말야 이 쪽으로.... "


형주는 손을 들어 귀 뒷부분을 만지막거리면서,


" 스윽 흐르더라고... 냉장고 열면 나오는 그런 한기 말고 귓등으로 슥 흐르는 뭐라고 해야 하지...
 
 아.. 뱀 같은 거라고 해야 하나 흐물거리면서도 오싹한 거 말야... "


상상이 가지 않는 표현이었지만, 만약 그런 게 있다면 정말이지 비명 지를만한 것이었겠다 싶었습니다.


" 소리도 못 지르겠던? "


" 야.. 그냥 얼었다. 소리? 니가 함 당해봐라... "


" ........ "


" 그때였지. 아버지가 소리를 지른 게... "





" 정식아!! "

아버지께서 형주를 향해 그렇게 소리 지른 것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지요.

소리가 워낙 크고 거칠어서 잊을 수가 없었다는데 이상한 건 말이죠.

" 야 가족들 다 깨지 않았냐? "

" 그렇지... 근데 그게 말야... "

형주의 말에 의하면 그렇게 이상한 광경은 없었다고 합니다.

눈이 어둠에 다 적응이 돼서 방안의 거의 모든 사물이 다 구분이 갈 정도였는데 아버지가 소리를 지르는 그 때 너무 무서워서 눈알이 빠질 지경이었답니다.

왜 눈알이 빠질 정도였냐면, 분명이 천둥 치는 소리 같이 커다란 고함이었는데, 가족들은 꿈쩍도 않고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는 거죠.

' 엄마...... '

마음 속으로 엄마를 부르며 제발 일어나 주기를 간절히 바랐답니다.

하지만 바로 머리에 번쩍거리며 번갯불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 느낌은 분명 가족들은 잠들어 있는 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었답니다.

눈앞에 누워는 있지만 엄마나 누나 동생은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날 것 같은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는 겁니다.

" ....으으.... "

자기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나오며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오더라고 했습니다.

무서움과 두려움이 극에 달하는 느낌.

느껴보신 분은 잘 아실 겁니다.

형주는 그 두려움에 참고 있었던 오줌도 지려버렸다고 하네요.

지린 정도가 아니라 참고 있던 모든 게 그냥 밖으로 다 방출되는 느낌이랄까요?

몸에 저항이란 저항은 다 없어진 듯한 완전히 노출된 느낌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귓가의 서늘한 느낌.

크게 소리 내어서 울었다가는 누군가에게 입이 틀여막혀질 것 같아 아버지를 바라보며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답니다.

' 아빠...... '

속으로 나지막히 아버지를 불러봤지만, 아버지는 형주를 보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았답니다.

조금 전부터 형주의 뒤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는데,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게 되니 불현듯 생각나는 것이 있었답니다.






" 윤정식... 돌아가신 삼촌 이름이다. 아버지가 소리질러 부른 이름.... "

형주는 그때까지 귀에서 느껴지던 서늘함이 바로 그 삼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더랍니다.

아니나 다를까...

" 정식아 안 돼! 제발....제발... "

눈앞의 아버지가 자신의 뒷쪽 위 어딘가를 바라보며, 애원하듯 하는 모습이 분명 생각을 뒷바침 해주는 것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게 다일 뿐 그 다음 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도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 바지에 오줌은 싸서 축축하지.... 귓가엔 뭔가 서늘한 게 계속 있어서 환장하겠지...

 이런 이야기 하면 돌아보지 그랬냐고 할거다 아마. "


" 나라도 그랬을 것 같은데....? "


" 얌마..공포영화보면 여주인공이 뒤에 뭐 느끼고 돌아보지는 못하지? 눈물 주르륵 흘리면서? 주르륵 흐른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아냐?

 눈알이 빠져서 굴러내려오는 느낌이야... 절대 이해 못해...

 몸에 힘도 안 들어가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데도 앉았다가는 누가 죽일 것 같이 불안하지..

 영화가 영화가 아냐 내게 그런 장면은.... "


점점 목소리를 낮춰가며 이야기하는 형주는 예의 그 몰입하는 표정의 멍한 눈으로 조금 전에 내려 놓은 종이컵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더랬죠.


" 클라이막스였지. 아버지가 다음에 한 말이... ."






" 정식아 안 돼. 형주는 제발.... "



호소하는 듯한 그 애원이 전설의 고향 같은데서 보던 무엇이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 아마 삼촌은 날 데려갈려고 한 거 같다.... 왜 그런지는 죽어도 모르겠고.. 그래도 말이지.... "


" ......... "


" 나중에 저나라 가면 꼭 물어볼거다. 왜 나였냐고... "


뭔가 등이 서늘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 그때였어. "


형주의 아버지는 무릎으로 기듯이 형주에게 다가오고 계셨답니다.

그리고 거의 다 다가와서는 뛰듯이 몸을 날려 형주를 확 끌어안으셨다 하네요.

' 쾅 쾅 쾅 '

거의 동시였다네요.

문이 벌컥 제껴지며 벽에 쾅쾅쾅 세 번 부딪힌 게.

문이 부서질 듯 벽에 부딪혔다가 또 다시 부서질 듯 닫히길 세 번.

그리고는 문틀이나 벽에 부딪히지 않고 '훙훙' 소리를 내며 그 사이를 미친 듯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랍니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크고 모습 또한 얼마나 기괴하던지 형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답니다.

눈은 감지 못하고 그대로 문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때까지 귓가에 있던 한기가 사라져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네요

뒤이어 바로 문가에 뭔가 허연 연기 같은 게 그 어둠속에서도 보였답니다.

그 허연 연기 같은 것이 미끄러지듯 문가로 다가가자 '훙훙' 거리던 문은 갑자기 뭔가에 막힌 듯 멈추더니,

쥐죽은 듯 조용해지더랍니다.


" 아버지! "






" ...하고 아버지가 허공에 대고 소리치셨지... 그 때 직감했다. 문 밖에 있는 허연 연기들... "


문 밖에는 조금 전 자신에게 있었던 듯한 연기와 비슷한 독립된 세 덩이 정도의 허연 연기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 그 때는 긴가 민가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 먼저 간 작은아버지 그리고 내 등에 있던 삼촌....

 다들 아버지를 데리러 온 거였어...

 삼촌은 살아계실 때 내가 무척 따랐었거든. 어렸을 때 그 비싸던 콜트도 사 주고 블랙모터니 하는 것들 말이지.. "


" ........ "


" 지금 생각해도 나는 가족들보다 삼촌이 더 좋았다... 그런 삼촌이었기에 그 날은 정말이지.... "





형주의 말에 의하면 문가에 뿌연 안개처럼 퍼져있던 연기들은 밖으로 스르륵 사라지듯 빠져나갔고,

그 뒤로 문이 저절로 닫히며 완전히 닫히지 않고는 '끼이익' 소리를 냈더랍니다.

문에서 뭔가가 빠져나간 듯이 힘이 없게 말이죠.

그때서야 지옥 같은 악몽이 끝나는 듯 했답니다.

그래서인지 몸에 힘이 쭈욱 빠지며, 다음 날이 되서야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 어렸을 때 말야.... 삼촌이 우리 남매 중에 날 젤 이뻐해 주신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언제였냐면 말이지... "


형주는 손을 들어 자신의 귀 윗부분을 엄지와 집게로 잡아당기듯 늘렸다 놨다를 반복하는 것이었죠.


" 나 어렸을 때는 삼촌이 이러면 아파서 싫었거든. 그런데 아버지가 말하길 삼촌은 좋아하는 사람보면 저렇게 한다고 하시더라고.

 생각해보니 동생하고 누나한테는 이렇게 하지 않았었거든. 그래서 날 많이 아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

 그래서 그 날 데리고 가려고 했던 건지... "


" ........ "


" 뭐 그건 저 나라 가서 물어보면 되는 거고... "


형주는 씨익 웃으며 종이컵에 담긴 맥주를 한 번에 넘겨버렸습니다.


" 한 잔 더 줘 봐라. "



출처: 웃대 공포게시물

갑자기 생각나서 가져와봤어.
다시 읽어도 소름돋음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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