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경험] 로또번호 꿈 (안무서움주의)
IP :  .149 l Date : 18-02-13 23:04 l Hit : 3165
꿈 얘기 많길래. 갑자기 나도 할아버지 생각나서 쪄본다.
안 무섭지만 꿈이 들어맞은건 무서우니 공포방에 쪄봐 ;

나냔 고3 2학기 중간고사 치기 전전날 할아버지 돌아가셨어.
오일장을 치뤘어.
중간고사는 못 치고(기말로 대체 가능하다길래 앗싸 한건 비밀 ㅜㅜ)
그 때가 마침 내가 중학교 다닐 때부터 가고 싶어했던 대학교 수시모집 기간이었는데 할아버지 위독하셔서 -우린 시골깡촌에 살거든.- 할아버지 계신 서울대학병원 왔다갔다하고 정신없이 보내느라 수시원서 쓰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치고 말았지. 되게 아까워했던 기억이 나.

나냔은 우리집안 장녀야.
종가집인데도 우리할아버진 날 정말 예뻐하셨어. 내 남동생이 있는데도 우리집 장손은 베일이다. 하시며 허허 웃으셨지 ㅜㅜ
할아버진 운전도 여행도 정말 좋아하셔서 나 초등학교 때 퇴임하숐는데 할머니랑 여행다니실 땐 날 항상 데려가셨어.
학교도 빼먹고 여행다니고 참 좋았어.
할아버지 정말 좋아했는데 내가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니 걱정으로 하신 말씀은 내게 잔소리가 되고 ㅜㅜ 컴퓨터 이건 어떻게 하노 물으시면 귀찮고 핸드폰 이것 좀 봐줘라 하시면 짜증나고 그렇더라 ㅜㅜ
할아버진 변하신게 없었는데, 내가 변한거였어 ㅜ
편찮으시기 전에도 할아버지께서 전화하셔서 베일아 컴퓨터가 왜 안되노 와서 좀 보거라. 하셨는데 너무 귀찮은거야 ... 가서 짜증만 부리면서 못되게 고쳐드리고 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 큰 손녀 공부하고 노느라 얼굴보기 힘드니 한 번씩 보고싶으실 때마다 컴퓨터라든지 핸드폰 핑계로 부르셨던 것 같아.
가면 내가 좋아하는 과자나 아이스크림도 가득 있었고 복숭아같은 과일도 가득 있었는데 그걸 왜 그 때의 난 몰랐을까 ...
되게 쓸데없이 글이 길어져서 미안.

아무튼, 갑자기 돌아가시기 전 추석날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 하시더니 토를 엄청 하시고는 쓰러지셨어. 그 뒤로 그 짧은 사이 몇 번의 고비가 있었고 바로 돌아가셨어.
너무너무 슬펐어. 할아버지 보고싶다 ㅜㅜㅜㅜㅜ 달고 살았는데 대학가니 조금씩 사그라들었어.
아 내가 가고 싶었던 그 대학교엔 못 가고 한참한참 밑단계 대학에 가게 됐어 ㅜㅜㅜ 좀 많이 속상했다 ㅜ 수시 썼으면 그 대학 갈 수 있지 않았을까 내 실력이 부족한 걸 괜히 할아버지 원망도 하고 ㅜ
아무튼 그렇게 입학을 하고 지내는데 , 그 때 내가 제일 관심있어하던게 로또였거든.
매 주 오천원치 사는게 일주일의 낙이었어.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몸이 너무너무 아픈거야. 학교도 못 하고 병원도 못가고 낑낑거리다가 잠이 들었어.
그런데 꿈에 할아버지가 나오신거야 ㅜ
너무너무 환한 얼굴로 웃으시면서 ... 아 눙물난다
베일아 ~ 하시며 다정하게 부르시곤 진짜 웃긴게 내가 못 알아볼까봐 그러셨는지 로또 당첨할 때 공에 숫자 써 있잖아.
그 공을 하나씩 들어서 보여주시는거야.
3.4.6.10.28.30.37 이렇게.
아직도 기억난다.
그러고선 알겠지? 하는 표정으로 날 다시 한 번 보시고는 펑 ! 사라지셨어. 그러고 난 눈을 떴고 !
근데 냔들아 ㅋ 그 날이 금요일이었어.
난 너무 아팠고, 로또를 사려면 버스를 타고 20분이었나 나가야하는거야 ㅜㅜ 내일 일어나면 가야지, 하고 다시 잠들었는데 ... 오후 6시 넘어서 일어났...어..
설마 ~ 하면서 그냥 넘겼던 것도 있고 ㅜㅜ 그렇게 그 사건을 잠깐 잊고 살다가 그 다음주에 로또를 사러갔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꿈 생각이 나는거야 !
봤더니...
그래 맞아. 1등번호였어.
난 최고 똥멍청이야(이게 제일 무서움 ㅜㅜ)
그 뒤로 할아버진 꿈에 나오시지 않으시지.
식구들 다 모였을 때 물어봤는데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 꿈 꾼 사람들이 아무도 없더라.
나만 꿨어. 우리 할아버지꿈을. 그것도 대박꿈이었는데 !!!
베일이 요기지배 이번생은 글렀네 싶으신지 다신 꿈에 안 나오신다.
내가 가고싶었던 대학 수시 못 쓴게 마음에 걸리셨었나보다 생각해.
할아버진 잘 지내시겠지 ?
그 때의 그 얼굴 정말 생생하다.
너무 밝고 맑고 깨끗하게 웃고계셨어.
어두운거 하나 없이.
할아버지 보고싶다.
1n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생생해서 한 번 쪄봤어.

스아실 무서운 꿈은 증조할머니 꿈인데 그 꿈은 아직도 생각하면 소오오오오오름이 돋아서 ㅜㅜ 담에 시간나면 한 번 쪄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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