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괴담]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4)
IP :  .100 l Date : 18-04-25 11:06 l Hit :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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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 기생하는 것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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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표식

A냔이 B냔집을 방문했을 때의 일을 한 가지 더 이야기해 줬어.
지난 번 이야기는 잘 정리하지 못했던 것도 있고, 시간이 좀 걸려버렸어.

이쪽도 뒷맛이 좋지 않은 이야기라서 나냔으로선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털어놓고 싶어.
미안하지만, 들어주면 고맙겠어.

A가 친구 F와 함께 B집을 방문했을 때 건널목에서 치였다는 아이의 이야기가 나온 건 지난번에 쓴 대로.
그 원인은 모르는 게 약이라며 B는 안타까운 듯이 한숨을 쉬더래.

「힘들지, 어린아이를 먼저 보낸다는 건. 부모에겐 죽을 만큼 괴로울거야.
나 역시 이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 먼저 가버린다면 어떻게 되어 버릴지도 모르겠어.」
당연하지,, 라고 F와 서로 고개 끄덕이던 B는 문득 생각난 듯이,

「초등학생 때 반 친구에게 불행한 일이 있었는데, 그 애 어머니는 반쯤 미쳐버렸어. 장례식에 갔는데, 다가가니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면서, 네가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왜 우리아이가,, 라며 화내며 울부짖어서 무서웠어. 하지만 지금은 조금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네.」

조용히 말하던 B는 그때의 추억담을 이야기해 주었다는 거야.
B의 10년 전의 추억담과 나냔이 A에게서 들은 이야기, 그리고 약간의 과장이 섞여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대충 이런 이야기야.


B의 아버지는 옛날 몇 년에 한 번씩은 부서 이동으로 이사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었대.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 땐가 4학년 때 쯤 시골에 살게 되었던 시절이 있는데, 이제 막 베드타운화 되어가는 느낌의 마을이라 초등학교에는 전학 온 외지 아이들과 그 마을 아이들이 함께 다녔다나 봐.

어느 날, B는 동급생 여자아이의 집에 초대를 받았대.
그 집은 동네에서 오래된 집인데 B냔 말고도 전학 온 아이, 토박이 할 것 없이 몇 명의 아이가 초대되어서 혼자 온 아이도 있었고, 부모와 함께 온 아이도 있었는데, B는 어머니와 함께 가게 됐나 보더라고.

커다란 멋진 집에서 동네의 작은 지역 행사도 있던 시기이고 하다 보니 B냔을 초대한 친구의 오빠네 친구도 부르고 집안 친척들도 오고해서 약간의 축제 분위기였던 거 같아.

술과 과자, 음식도 나오니, 아이들은 놀고, 어른은 이야기 나누다 날이 저물었을 무렵에 그 집의 아버지가 놀러 온 사람들을 모았더래.
그리곤 행사 시작 전에 할 일이 있으니까 공주님?인지 무녀님?인지의 역할을 해 줄 아이를 모집한다는 듯이 말했다는 거 같아.

의상도 도구도 있으니 꼭 새로 이사 온 (외지인) 아이 중 누군가가 해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으니까,,라고.
예쁘고 하늘하늘한 흰 옷을 보고 B는 「저요! 저요!」하고 맨 먼저 손을 들었고, 「그럼 네가 하렴.」 이런 식이었다고 해.

그곳 사람들이 하얀 옷을 입혀주고 화장도 해주고, 흰 천을 쓴 채 가마 같은 것에도 올라타고 큰소리로 떠들어댔던 기억이 난대.

B의 어머니도 「어머~! 예쁘다, B야」하고 기뻐하며 사진도 찍고 그랬대.

그 집의 아버지, 즉 당주의 설명으로는 가마를 타고 근처의 신사에 가면 가마꾼들이 일단 가마를 내려 두고 자리를 비킬 거래.
그러면 '공주님'은 가마에서 내려와 신사 안에 들어간 뒤 제물과 술을 두고 오면 된다, 신사 안에 있으면 데리러 갈거야, 하고.

가마에 B를 태운 후 몇몇의 남자들이 메고 일행은 산길을 올라갔다고 해.

「너무 들떴던 것 같아서, 가는 도중에 조용해지니까 굉장히 졸려서. 꾸벅꾸벅 졸다가 정신이 드니까 아무도 없는 거야. 당황해서 신사 안으로 들어갔지만 이미 졸음이 엄청 몰려와서 암튼 적당히 제물과 술을 두고는 거기서 곯아 떨어져 버렸어.
나중에 어머니에게 물어보니, 가마를 멨던 사람이 데리러 갔더니 푹 자고 있길래 다시 업고 돌아왔다고 해.
‘폐를 끼쳤잖니!!!’라며 엄마가 화를 냈어. 게다가, 집에 돌아가니 이번에는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앓아눕게 되었어.
3일 정도 열이 안 내려서 ‘난리 법석을 떨더니 그런 곳에서 잠들어버리니까 그런 거야!’하고 엄마한테 엄청 야단맞았어.」

B가 앓아누워 있는 동안 축제날 밤에 있었던 동네 어른들이 자주 병문안을 왔었나봐.
특히 그 행사가 있었던 집의 친구 어머니는 자주 찾아와서 몸 상태는 어떤지, 이상한 꿈을 꾸고 가위눌리진 않았는지 등 이것저것 B에게 물었다나 봐.
「병문안 오는 길에 공주님 의상을 가지고 오셨어.
내가 마음에 들어 한 것 같으니까, 방에 걸어두어도 돼,,라면서. 그것 말고도 그 신사의 부적이나 축제 때의 제물 같은 거 주시더라. 폐 끼쳤는데도 화내지도 않으시고 친절하셨어, 그 아주머니. 근데,,말이지.」

B가 겨우 열이 떨어지고 회복해서 학교에 갔더니 글쎄.
그, 초대해 준 집 아이가, B가 회복되기 바로 전날에 죽었다는 거야.

B어머니와 B가 함께 장례식에 갔더니 두 사람을 본 죽은 친구 어머니(병문안 와주셨던)가 무서운 기세로 고함치기 시작하더래.

‘어째서 네가 살아있는 거야?’ ‘어째서 우리 아일 데리고 가버린 거야?’
‘××에 가는 것은 너였을 텐데, 표식은 어떡했어?’
등등 제정신이라 볼 수 없는 상태로 소리 지르더니, B어머니가 그 흰 의상을 돌려주려 하니까 친구 어머니는 한층 격앙된 목소리로, ‘거짓말이야, 이런 건 거짓말이야’라며 더욱 날뛰어서, B와 B의 어머니는 분향조차 못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대.

「그때는 무서워서 울어 버렸지만, 나중에 어머니가 말해주더라.
‘자기 아이가 자신보다 먼저 죽거나 하면 누구든지 슬퍼서 이상해지는 거야.
B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엄마 역시 그렇게 될 걸.
네가 잘못한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지금은 정말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


……그리고, A가 내게 말해 준 보충설명(을 포함한 A의 추측).
「……B가 좋아한다는 괴담이란게, 자동차나 엘리베이터 등과 관련된 것들 뿐이어서 일까.
왜 눈치 채지 못했을까? 하고 솔직히 생각한 건데.
……하얀 옷에 하얀 천 같은 그거, 공주님이나 무녀 같은 게 아니라, 신부 의상 같지 않아?」
듣고 보니 처음으로 앗! 하는 생각에, 나도 역시 상당히 둔하구나 하고 느꼈어.

‘가마’에 타고 신이 있는 ‘신사’로 옮겨져서 술과 제물과 함께 혼자 남겨진다.
‘흰 옷에 하얀 천’을 덮어 쓴 아가씨라면, 그건 말하자면……,,

「……전용 가마가 실제로 있을 정도의 오래된 전통 축제라면 보통 중요한 역할을 아무한테나 맡기지 않겠지. 동갑내기인 그 집 아이가 있는데. ……그때는 B의 ‘그것’도 아직 작았던 건지도 모르겠어. 열도 나고 앓아눕기까지 했다는 건.」


B네 가족은 얼마 지나서 또 (아버지의) 전근 때문에 그 동네를 떠났다고 해.
그때까지 죽은 동급생 친구의 집에는 절대로 못 오게 하더니, 거기다 그 집은(B어머니 왈 ‘불쌍하기도 하지’) 사고인지 병인지가 계속돼서 위의 아이(죽은 동급생의 형제)가 입원하는 바람에 경황이 없는 것 같아 말을 걸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 때의 흰 옷은 결국 돌려주지 못하고 지금도 B가 갖고 있다고 해.

B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괴롭고 슬프다는 걸 느끼고 충격을 받았고, 지금도 집 정리나 이사 등으로 가끔씩 그 의상을 볼 때마다 슬퍼진다더라.

「병문안 오셨을 때 내가 그 의상을 받지 않았다면, 그 애는 살아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어쩐지 내다버리기도 그렇고 해서 지금껏 갖고 있어.」


......무엇보다도 A의 의견으로는 그 오래된 흰 옷은
「마킹(표식), 이라고 생각했어. 나도 모르게, 얼핏 봤을 때부터」라고 말하더라.

묵직한 비단이어서 아이들이 입으면 긴 옷자락을 끌고 다닐 것 같은 사이즈의 그 옷에는, 전체적으로 가늘고 정밀한, 어딘가의 문자와 같은 문양이 빼곡히 수놓아져 있었다고 해.
그리고 아주 희미하게 남은 향냄새 같은 것과 더불어 묘하게 「비린내」(라고 A가 표현했어) 느낌이랄까, ‘저쪽’ 세계의 냄새가 나더라는 거야.


A의 말로는, 그 동급생의 집안은 B가 살아 돌아온 데다 (신사의 주인이) 좀처럼 「데려가지 않았기」 때문에 억지로 신부의 표식인 혼례 의상을 B의 집에 갖고 온 것이 아닐까, 하고(완전히 추측이지만,, 이라고 덧붙이더라).
하지만 신사의 주인은 무언가(아마도 B의 ‘그것’)에 막혀서 결국 B를 못 데려가는 바람에, 신사의 주인이 날뛰게 된 결말이 이번 사건의 전모가 아닐까……라고.
……만약 그렇다면,, 생각할수록 굉장히 불쾌한 기분이 들었어.

B를 비롯해 외지인들의 아이를 집으로 초대했던 동급생네 집의 아이들은 어디까지 알고 있었을까.
그리고 또한 예상이 빗나가 자신의 아이가 끌려가 버린 어머니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어쨌든 뒷맛이 나쁜 이야기라고 생각해.


근데 B네 어머니는 축제날 밤에 찍은 사진을 갖고 있다나 봐.
「나도 갖고 있어, 볼래?」라며 B가 보여준 사진이 몇 장 있는데 A는 B에게 부탁해서 한 장 빌려왔나 보던데 조심스레 나냔에게 보여 주더라. orz
… 하얀 옷을 입은 어린 B에 휘감긴 듯한 몇 개인가의 검은 선이 찍힌 사진을.

「초점이 맞지 않은 나뭇가지가 찍혀서 꼭 심령사진 같지 않아?」
라고 B는 말했다지만, 나뭇가지라기보다는 시커멓고 커다란 손이 B를 쥐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

게다가 B의 모습의 윤곽 바깥 부분이 회색처럼 흐릿하게 보이는 건 「하얀 옷을 입었기 때문에」(B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그 우물 안 인형의 집 사건 때 보았던 ‘것’의 (연기같은) 알 수 없는 모습과 비슷한 것 같은…….


……B네 어머니는 몇 년 전 친구의 권유로 사소한 장난삼아 영능력자에게 그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다고 해. 그 영능력자는 「이 소녀는 대단히 강한 산신령에게 홀려 있습니다. 안됐지만, 다음 생일까지 살아있기가 힘들 것 같아요.」라고 잘라 말하더래.

「지금은 대학생이거든요~라고 하려니까 불쌍한 것 같아서, 아이구 그렇습니까, 하고는 돌아와 버렸대.」
라고 어머니로부터 듣고 모녀가 함께 뿜어버렸어, 라고 B가 말하더라는 거야.

억측 뿐이고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암튼 이상이야.

출처: http://fladdict.net/blog/2011/05/sukuumono.html

※앞선 댓글에서 총 다섯 편이라고 했는데 확인해 보니 총 7편(돌아다니는 건 8편인데 번역중인 원글 사이트엔 일단 7편까지밖에 안 올라와 있음)으로 구성되어 있더라구.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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