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괴담]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6)
IP :  .100 l Date : 18-04-26 16:42 l Hit : 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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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 기생하는 것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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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융합체

……(2009년) 8월에 엄청난 일이 있어서 정리해 봤어.
내용 중엔 다소간의 과장이나 기억의 오류도 포함이 되어 있어서 앞뒤가 잘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잘 부탁해.

맨 처음의 우물 사건 당시에 함께 있었던 쓴 대학 시절의 친구 중 남자 C, 이 녀석으로부터 연락이 왔어.
B냔이 요즘 시간 많이 나는 건지 옛날이 그리워졌는지는 모르지만 옛 친구들에게 자주 연락하는 모양인데, C에게도 전화가 걸려왔다는 거야.

……그런데.
B와 이야기하다보니 옛날 우물 사건이 떠오른 C는 직장에서 그 이야길 화제삼아 동료들에게 떠들었나 봐.
그랬더니 동료 여직원이 따로 불러서 그 냔의 지인인 남자(20대 후반)를 만나게 되었대. 그 남자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위험한 것에 씌인 지인이 있는데 스님도 무당도 퇴마사도 포기했다는 모양이어서, B냔의 힘을 빌리고 싶은 데 연락을 취해줄 수 없을까? (어떡해야 할지) 자세히 알려 줄 수 없냐?」는 거였어.

C는 우물 사건 밖에 모르니까, 즉 B냔의 ‘그것’에게 도움을 받은 기억 밖에 없으니 아무 생각 없이 승낙하고 하는 김에 자기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녀석들이라며 나냔과 A를 추천했다고 해.
나와 A는 논의 끝에 C와 그 남자(H라 부를게)를 만나게 됐어.

그 뒤의 반지 사건, 흰옷 사건, B집의 일 등을 대충 설명하고 B에게 붙어있는 것은 B냔 본인이든 다른 사람이든 통제할 수가 없는데다, 또 악령이나 저주의 종류는 ‘튕겨내 버릴’ 뿐 물리쳐주거나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위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 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어.

아무래도 H도 ‘보이는 사람’인 모양이어서, A가 B(어린 시절 흰 옷을 입었던)의 사진을 보여주니 금세 ‘확실히’ 표정이 굳어지더라.

「......대단하네 이거. 이 아이 진짜로 살아 있어? 지금도? 여기 이 시커먼, 뭐라고 해야지, 산신님이라 해야 하나,, 암튼 이렇게 위협 받고 있었는 데도 괜찮았단 말이야? 이 정도라면 제대로 한번 붙어 봐도 될 것 같은데.」

H는 오히려 진지해져서 우리가 그만두라는 데도 아랑곳 않고 자꾸만 B에 붙어 있는 ‘그것’에 대해 물어보더라.
A는 주저하면서도 다른 ‘보이는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던지 더욱 장황히 설명을 하고 있었어.

‘보이지 않는’ 나냔에겐 잘 이해되지 않는 감각적인 말이 많아서,

「단단한 정도는 어때? 이렇게, 뚝 부러질 것 같다든지?」
「그렇지 않고 춥다거나 스러진(? 엇나간??)것도 아니고,
그냥 이렇게, 오싹할 뿐이지. 거기 있는데도 어째서? 같은 이상한 인상의」
「에? 정말로? 그럼 서걱서걱 문지르는 것 같은 느낌은 있어?」
「그것도 아니야. 스르륵하고 침식하는 것도 아니고 안 될 거 같은데」

이런 느낌의 의미 불명의 말들이 오고간 끝에 H는
「……나도 전혀 짐작이 가지 않네.」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더군.

그리고 나서 다시 한 번 「정말로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라고 나와 A는 거듭 다짐하고 헤어졌어.


……며칠 뒤 토요일에, A에게서 전화가 왔어.
B냔이 지금 C와 만나려는데 혹시 올 수 있냐고 하더래.
C에게서 전화가 와서 ‘나오는’ 집이 있는데 혹시 괜찮다면 A와 나도 불러서 함께 오면 좋겠다고 하길래 전화 했다더라.

허둥지둥 집을 나서서 A와 합류한 후 B와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에 갔더니 거기엔 H가 차로 기다리고 있었어.

H는 실실 웃으며,
「미안해. B와 C는 나중에 올 거니까 일단 차에 타.」
라며 차 안에서 설명을 했어.

……이 자식, C에게 부탁해서 B에게 연락해달라고 했대.
「지인의 집이 ‘나오는’ 집인데 안 가볼래? 라고 물어봤더니 금세 OK라고 하더래. (B의 남편) 좋은 사람인 거 같아. ‘옛날 친구들과 담력시험? 좋지, 활개치고 와!’하면서 응원해주더래, 아이들은 자기가 본다면서. 별로 시간 없으니까 서두르자.」


H의 목적지는 고급 주택가 담장에 둘러싸인 큰 대저택이었지만 차가 멈췄을 때 내 옆의 A는 벌써 굳은 얼굴로 사색이 되어 있었어.

「미안해. 괜찮을 거야, 우린 외부인인데다 드나들더라도 손만 안대면 괜찮아.」
H의 재촉을 받고 마지못한 표정으로 내린 A는 대저택을 올려다보며 굳어진 얼굴로 H를 바라보았어.

「……진심이야?」
「뭐 그렇지. ……이 집 아주머니가 우리 어머니 소꿉친구인데 아들이 완전히 맛이 갔어.」
「무슨 소리야? 그 사람 도와준다 하더라도 주변으로 넓게 흩어질 뿐이잖아.」
「나도 생각해 봤는데.…… 나올 수 없는 곳으로 밀어 넣어서 해보면 될 것 같은데? 승부가 가려질 때까지 철저하게 해야 돼.」

두 사람이 이야기 나누는 동안 문이 열리더니 안에서 중년의 아주머니가 나와서 우리들을 들여보내줬어.

……어서 오세요. 하는데 안내된 방에 있는 남자를 보고는 나도 모르게 얼어붙고 말았어.
벽을 향해 선 옆모습은 눈을 부릅뜬 채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는데,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간 채 히죽거리는 듯 어딘가 고장 난 것 같은 형상으로 중얼 중얼 중얼 중얼 뭔가 계속해서 읊조리고 있었어. 잘 설명하긴 힘들지만 그 눈빛이 정말로 무섭더라니까.
사실은 저게(중얼거리는 남자) 우리 집에 들러붙은 악령이에요, 라고 했다하더라도 그대로 믿었을 거 같아.
나냔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지만 A도 이미 얼굴이 새파랬어.

「……본체는 어디에?」
A가 물으니 H는 조금 지친 듯이 여유없는 얼굴로 웃더니,
「그가 가장 문제야.…… 도대체 모르겠어, 정신이 들고 보니 이미 들어와 버린 후였거든.」

나중에 두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 집의 아들(I라 부를게)에게 들러붙은 것은 왠지 여러 사람의 혼이 원념을 연결고리로 융합한 것 같은 거라고 했어.
상태를 보니 오랫동안 생물이 아닌 것에 붙어있었다는 걸 알 수 있는 데, 아마도 본체랄까 매개체랄까, I에게 씌기 전에 붙어 있던 곳이 있을 거거든.
그런 걸 알 수 있으면 제령 할 때에 단서랄까, 토대가 되는 모양이야.
하지만 어디서 들러붙었는지 알 수가 없으니 제령할 단서가 없어서 영능력자들도 안되겠다고 하더래.

H의 대답을 들은 A는 더욱 겁먹은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

「……이 사람, 괜찮은 거야? 뭔가 저질러 버린 건 없을까?」
「...아...직전까지 간 적은 있을,,지도. 지금은 일단 앞서서 (제령)한 사람이 몸에서 비껴가도록 해서 억눌러 놓은 거 같아.」
그런 느낌의 무서운 대화가 오가는 도중에 밖에서 차 소리가 났어.

C가 B냔을 태우고 왔는데 ‘역시나’라고 해야 할까, ‘무섭게도’라고 해야 할까, B는 차 안에서 이미 폭풍수면 중이었어.

H가 C에서 B를 넘겨받아, 안은 채로 안방으로 데려가서는 바닥에 눕히고 담요를 덮어주었어.그 뒤에 그 집 아주머니가 I를 데리고 와서는 곤히 자는 B와 텅 빈 눈의 I를 남긴 채 우리는 방을 나왔어.

……생각해 보면 잠든 기혼여성과 이상한 남자를 한방에 밀어 넣다니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야.
왠지 그 때는 H의 전혀 주저함 없이 척척 해내는 태도와 B냔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무사할 거라는 생각이 당연한 것으로 머릿속에 박혀 있어서 유유낙낙 따르고 말았어.

문을 닫더니 H가 문에 등을 댄 채 복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어.
A는 나에게 달라붙고, 그집 아주머니가 빠른 걸음으로 복도를 돌아와 구석에 앉은 후 잠시 있으니,
방 안에서, 무시무시한 파괴음이 울려 퍼졌어.
벽인지 기둥이 부서지는 게 아닐까 할 정도의 굉음에 섞여, 쨍그랑, 파직~ 등의 유리나 찻잔이 깨지는 듯한 소리.
나냔은 허걱!하고 숨을 삼켰지만 H는 흔들리는 문에 등을 밀어붙이고 주저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어.
C도 뭔가 H에서 들은 게 있는지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당황한 기색도 없었어.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계속 기다리고 있으니 비로소 방안의 소리가 작아지면서 띄엄띄엄 들리게 됐을 때.
바로 안쪽에서 누군가 흔드는 것처럼 문이 덜컹거리며 흔들리더니 날카롭고 매우 초조해하는 절박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어이, 살려줘!! 부탁이야, 살려줘! 열어줘, 빨리! 빨리!! 여길 열어줘어어엇!」

A가 얼굴을 들어 H를 향하더니,
「저기, 이제 된 것 같은데? 열어서 꺼내 주면 안될까.」

이 말에 나도 안심이 되어, 「어이, 아까 그 사람(I), 정신이 돌아온 거 같은데?」하고 끼어들어봤지만 H는 찌릿, 하고 우릴 째려보더니 「아직」이라 말했어.
그리고 나서도 한참 시간이 지나 안에서 전혀 소리가 나지 않게 되자 겨우 H는 일어서서 문을 열었어.

…… 안 쪽은 H가 B를 재운 후 I을 밀어 넣고 나왔던 때와 전혀 변함이 없었어.
망가진 것도 움직여진 것도 없고 단지 B가 방 한가운데에 큰 대자로 뻗어 자고 있을 뿐.
아까의 파괴음을 낸 것으로 추측되는 것의 흔적은 전혀 없었어.
그리고 방구석에 웅크린 채 떨고 있었던 I에게로 H가 달려갔어.

「어이, I. 나야 나, 알아보겠어?」
「아... H? H!!」

눈에 초점이 돌아오더니 I는 흐트러진 모습으로, 하지만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제대로 된 모습으로 H에 매달리더라.

「H, 괴물이 있었어! 정말이야, 내게 괴물이 습격해 와서 나를 죽이고.」
「……그래, 그래.」

얼마간 안심한 모습으로 H가 툭툭, I의 어깨를 두드리며 달랬어.
그때, 내 옆에 있던 A가 스르륵 기울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어.
당황해서 부축해 주던 내게, H가

「아, 미안. 거실에 데려다 줄래? 여긴 좀 힘들 거야.」

라고 말했어. C와 함께 A를 데리고 복도를 돌아가면서 겨우 깨달았어.
아까 H와 이야기하던 I의 목소리.
파괴음이 그치기 전에 방안에서 들려오던 소리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였거든.

……그 뒤 A가 눈을 뜨고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잠들어 있던 B를 A의 집으로 데려간 뒤 A가 B의 남편을 불러 B를 넘겨주었어.
이상한 의심을 받는 건 싫어서, 나와 H, C 등 남자는 모두 자리를 비켜줬어.

B의 남편은 의심하는 기색 없이 그때까지 자고 있던 아내를 데리고 돌아갔어.
「아, 또 그래요? 죄송합니다. 아마 아시고들 계실지 모르겠지만, 수면장애랄까요? 갑자기 쓰러지듯 잠들어서 깨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장모님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만, 결혼하고 나서는 1년에 한 번도 없었고, 병원에서 검사해도 이상이 없는데다, 본인은 생각이 안 나겠지만 가스라든가 뭔가 위험한 것은 반드시 자기 전에 잠가 두고, 아이와 있는 동안은 그런 일이 없었고, 쓰러진다든가 하는 건 아니라서 문제없으니 나는 개의치 않아요.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A냔이 말하길
「……가스나 불 같은 건 절대로 문제없다고 생각해. B가 잠그지 않더라도 반드시 ‘그것’이 어떻게든 할 거야. 아기가 있을 때는 그런 일이 안 일어난다는 건 의외지만.
B에게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위험한 장소에 가거나 위험한 거 산다든지 하지 않게 된 건가?」

H의 이야기.
「역시 아기를 방치한 채 잠드는 건 B씨의 잠재의식이 거부하는 게 아닐까?
‘그것’, B씨의 의식과 완벽히 관계없는 건 아닌 거 같아.
무의식의 부분에 파고들지 않고서는 잠재우거나 하는 건 불가능할 거라서.
B씨 아니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거겠지~
아기를 맡기거나 가족이 함께가 아니면 총력으로 싸울 수 없다든지 따위 불편한 상황, 그냥 몸만 빌리면 되는 거였다면 벌써 다른 몸으로 옮겨갔지 않을까?」

그때 방안에서 들린 소리에 대해서도 ‘보이는 사람’인 두 사람에게 물어봤어.
여기에 대해선 둘 다 완전 일치.
‘융합했던 인간령 중 한 영혼이 소멸될 위기에 처하자 자아를 되찾았다’는 거였다고 해.

그 방, 사전에 H가 가능한 모든 방법과 지식을 총 동원해서 부탁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부탁해서 몇겹이나 둘러서 영적으로 패쇄시켜 두었다나 봐.

그래서, 그 방 안에서 B냔에게 붙어있는 ‘그것’과 I에 씌었던 ‘것’이,
서로 가능한한 서로를 없애버리기 위해 다툴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놓이게 되면서 형용하기 어려운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다는 것 같아.
결과는 이번에도 B의 ‘그것’이 이겼어.

...살려줘, 열어줘, 라며 외치던 것은,
도망갈 곳 없는 우리 속에서, B의 ‘그것’과 싸우면서 2번째의 죽음의 공포를 맛보고 있었던 누군가의 영혼이었다는 거지.

충격이었어.
육신이 아닌, 목소리를 갖고 있지 않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그 목소리는 리얼했어.
그리고 A가 쓰러진 것은, 영적으로든 비유적으로든 「피에 물든 참살현장」을 봤기 때문이라는 거야.
그 영혼들이 어떻게 되었느냐는 질문에는 둘 다 대답하지 못했고, 나 역시 생각하고 싶지 않아. B의 ‘그것’은 퇴치한다든지 정령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는 대체로 이 정도로 끝이야.

B는 다음날 아침 눈을 뜨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식사와 남편의 도시락을 만들더래.
I는 정신과에 다니는 것 같지만 전과 달리 대화를 할 수 있게 되고, 치료 효과도 제대로 나오게 된 모양이라 I의 어머니는 엄청 기뻐하더래.
그리고 C는 H에서 무슨 이야길 들었는진 모르겠지만 이제 별로 B와는 연락을 취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이야길 하더래.

마지막으로, 그 「융합한 여러 사람의 혼」 이것이 가장 이번 이야기의 기분 나쁜 부분이지만.
「아마도 반세기 이상은 이전, 하지만 100년은 넘지 않은」 것들로 「전원이 양손의 손톱을 떼어 내는 고문? 형벌?을 받았던」 것 같대.
그 이상은 A도 H도 설명해주지 않았고, 나 역시 별로 듣고 싶지 않았어.
어디서 어떤 일을 당한 누구의 영이라고 한들 알아봤자 기분만 나빠질 뿐이니까.
이상이야.

출처: http://fladdict.net/blog/2011/05/sukuumon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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