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괴담]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7)
IP :  .100 l Date : 18-04-27 15:56 l Hit : 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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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 기생하는 것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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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저주의 콤팩트

올해(2010년) 초의 일이라 이젠 꽤 오래 전의 일이야.
저번에 쓴 악령의 덩어리에 씐 남자 I의 건으로 만난 내 인생 두 번째의 ‘아마도 정말로 보이는 사람’ H와 관련된 사건을 소개할게.

B가 A에게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대.
생각해보면 학생 시절부터 A는 B를(이랄까 B에 붙어있는 ‘그것’을) 피하는 기색이었지만, B는 A가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야.

작년부터 이러쿵저러쿵해서 A가 B와 관련된 일이 많다보니 이대로 다시 친하게 지내자(현재 진행형)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A는 거절할 이유도 없고 지난번 일으로 약점이 잡혀서 OK했지만 B와 단둘이 만나는 게 아무래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던지 나를 불러낸 것일 뿐.
약점이란 약령덩어리에 씌었던 I의 집에서 숙면 중의 B가 끌려간 단계에서 반대하지 않았던 것이라나.

A가 말하길, 지난번에는 정말 터무니없었대.
「우물 사건 때는 그냥 도망치면 됐지만 지난번 사건 때는 H씨가 퇴로를 막아서...
문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줄곧 멈추게 해야 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만약 B의 ‘그것’이 진다면 B는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생각에 정말로 무서웠어.」라고 했어.
당일 B와 약속 장소에서 만났을 때 이미 A가 미묘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게 그 때문이었나 봐.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B가 「이거 봐봐♪」하면서 가방에서 뭔가 꺼내더라.
콤팩트? 라고 해야 하나? (파운데이션 넣는) 둥글납작한 케이스 같은 것인데, 안쪽은 양면에 모두 거울이 붙어 있었어.
어쩐지 옛날 물건 같은데, 금속 질감에 굉장히 오래된 것 같은 느낌.

옆의 A는 또 표정이 굳어져 있었어.
「골동품이야~ 요전에 있잖아, 담력체험 하러갔다가 현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내가 잠들어버렸잖아? A와 네(필자)가 남편에게 연락해 줬고.」
B는 그 후 C가 따로 불러서 ‘담력체험 장소를 알려준 사람’이라며 H와 만나게 해줬다는 거였어.
「H씨, 이상한 곳에 들여보낸 것 때문에 쓰러졌던 게 아닌가 하고 사과하더라. 그리고 미안하다면서 이걸 줬어♪ 꽤 좋아보여서 맘에 드는데, 아무래도 싸구려 아닌 거 같지 않아? 보답으로 과자라도 보낼까하고 생각하는데.」

적당히 떠들고 난 뒤 B를 돌려보낸 후 A가 그 자리에서 H에게 연락해서 며칠 후에 만났어.
나타난 H는 우리가 B와 만났다고 들은 단계에서 우리 눈치를 살피는 것 같았어.

A가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욧!」하고 소리치니까 H는 ‘흐흥~’ 콧소리로 웃으며 말했어.
「좋은 아이디어 같지 않아? 흩어지지가 않아, 그거.」

……저주의 방과 마찬가지로 저주의 물건도 현실에 존재한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어.
아니, 반지 사건으로 이미 알고 있지 않았나 싶지만, 오래된 물건과 재활용품 중에 드물게 그런 종류의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역시 두려워.

이번 사건의 콤팩트, 확실히 물건은 좋아보이던데 H는 거저 받은 거라고 했어.
오히려 돈을 줄테니 아무 말 말고 맡아 달라고 울며 매달리더라는 거야.

지난번 이야기의 악령 덩어리에 씐 남자 I의 건으로 H가 정보수집 하는 동안 H가 ‘보이는 사람’이라는 정보도 널리 퍼진 모양이어서, 제령해 달라며 묘한 것을 갖고 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나봐.

H는 아무것도 씌지 않은 경우는 그렇다고 가르쳐 주고 가끔씩 나오는 ‘진품’에 대해서는 용돈 벌이의 소재로 삼고 있다고 했어.

값나가는 물건 중에서 자력으로 해결되는 건 받아들이고(그리고 해결 후 팔아치움), 신사 같은데 봉납해야 되는 건 처리방법을 조언해주고 착착 돈벌이 하고 있다나 보더라구.

「물론 목숨은 아까우니까, 감당 안되는 건 애초에 무리라며 정중히 거절하고 있어.
그 거울은 말이지, 실수였어. 거울에서 떨어지지 않더라도 최악의 경우 본체를 통째로 내다버리면 될 것 같아서 위험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어.
그래서 B씨에게 부탁해버렸지.」
H는 껄껄 웃으면서 말했어.

H에게서 들은 바로는 그 콤팩트?는 주인이 없는 상황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했어.
버리려고 하면 방해받는 상황이 계속되어 아무리 노력해도 버릴 수가 없더라는 거야.
‘들러붙어 있는’ 건 H의 레벨로는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오랫동안 가지고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에게 넘기는 것도 양심에 걸려서 골칫덩어리인 물건이었던 모양이야.

「본체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고 B씨의 ‘그것’과 승부할 수 있는 레벨에는 미치지 못하니까 문제없어. B씨, 잠들었단 소리 못 들었지?」
B가 그 콤팩트를 잠시 애용해 주기만 하면 자연스레 힘이 약해져서 사라질 거라는 게 H의 주장이었어.

그런데 실은 여기까진 서론에 불과해.


다시 나에게 A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 분명히 5월 하순쯤.
……B, 콤팩트를 떠나보냈다나.
(A가) H에게도 연락했나본데 (이야기를 전해 듣곤) 그 덤덤하던 H가 당황했던 모양이야.
나도 휩쓸려 A와 H, 그리고 나까지 셋이서 (콤팩트의) 다음 소유자를 찾아갔어.

A가 B에게 들은 바로는, 친구(B의 친구일 뿐 우리와는 모르는 사이)에 보였더니, 굉장히 좋은 물건이라며 부러워하더니 잠시만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는데 돌려주지 않더래.

「휴대폰으로 연락해도,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없어.」
라고 말했을 때의 A의 표정을 오해한 듯
「선물 받은 건데 미안해.」라며 B는 뾰로통해 있더래.

……A가 고생 끝에 B에게서 얻어낸 이름과 그 밖의 정보를 갖고 우리가 B의 친구 집을 찾아냈을 때 B의 친구는 이혼을 전제로 한 별거중인 모양이던데 집에는 없었어.
남편만 있었는데 우리가 온 목적이 부인에게 빌려 준 콤팩트라고 말하자 나와서 어두운 얼굴로 별말 없이 ‘물건’을 건네주더라.

그때, 양쪽 발목에 붕대를 감고 있던 그의 오른쪽 소매 쪽에서 손목보다 조금 위쪽 부근에 뭔가가 흘끗 보였어.

물건을 돌려받고 B의 친구 집을 떠나오는 길에 나는 A와 H에게 확인해 봤지.
...나만 잘못 본 게 아니었어. 사람의 이빨자국이었다고 두 사람 다 입을 모으더라.

그 뒤로 두 사람의 대화는 다음과 같이 이어졌어.
「부인의 이빨자국이겠지? 그거.」
「그런가봐.…… 저질러버린 모양이야.」

역시 H가 새파랗게 질려있었어.
「H씨 때문이야.」
「응, 내 탓이야. ……저주받은 콤팩트라고 말했으니 B씨가 그냥 잘 갖고 있을 줄 알았지.」
「제멋대로 말하지 마. 도대체 비싼 물건이니까 도둑맞을 수 있다는 것 정돈 생각할 수 있었잖아. 왜 그렇게 대충대충 하는 건데.」
A가 굉장히 심술궂고 모난 말투로 말하자 H가 입을 다물어버려 어색한 기분으로 우리는 H와 헤어졌어.

그 콤팩트는, H가 가지고 돌아갔어.
게다가 A가 말하길, 더 이상 콤팩트에는 아무것도 없더라는 거였어.
B가 애용하던 몇 달 동안에 깎여 나가고 닳고 닳아 계속 줄어들던 ‘것’의 마지막 발악이랄까 단말마랄까, 그런 것을 B의 친구가 받아버린 거라고 생각한댔어.

그 뒤 내가 6월에 H와 술 한 잔 하게 됐을 때(I 사건 이후 어쩌다보니 만나게 됨) 물어보니 말끔해진 그 콤팩트를 처분한 돈에다가 조금 더 보태서 B의 친구인 그 여성분에게 송금했다고 했어.
송금계좌는 스스로 조사한 모양이고, 늘 덜렁거리던 이 녀석도 그 일 때문에 깨달은게 있나보다고 생각했어.

마지막으로, 그 콤팩트에 씐 것의 정체에 대해서,
B가 콤팩트를 분실하기 전에 A가 H를 불렀을 때 조금 들은 게 있어.

…… 나로선 잘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였지만 암튼 H가 ‘본’ 바로는,
‘네 발 달린 포유류에 곤충의 날개가 달린’ 생물이 들러붙었다는 것 같았어.

A에게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능력 차이인지, B가 있었기 때문에 영향을 받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붕붕거리며 등골이 오싹해지는 날갯소리가 복잡하게 얽혀서 들리는 것 같더라고 했어.

혼자만 ‘보이지 않는’ 내가,
「포유류에 곤충의 날개라니 무슨 소리야? 다른 차원의 생물이란건가?」
라고 물었더니 A와 H가 마치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눈길을 피하는 게 인상적이었어.

A는 입을 닫고 있었지만, H는 하하하,하며 억지스럽게 웃더니
「……인간이, 원한이나 저주만으로 정신의 형태까지 왜곡시켜 저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무서워, 정말로」라고 말했어.
솔직히 나는 그로테스크한 것을 보는 능력이 없다는 게 다행인거 같아.

애매한 부분이 많긴 하지만, 이상이야.

출처: http://fladdict.net/blog/2011/05/sukuumon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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