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경험] 개골창
IP :  .251 l Date : 18-05-03 16:44 l Hit : 4239
내 외갓집은 전라북도 부안이야. 당시 나는 서울에 살았는데, 방학때면 외가에 내려와 일주일 정도 놀다 올라갔어.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시골이라 정말 발전이 안된 곳이었거든. 제대로 포장도 안된 도로에 길가에 나무가 덩그라니 서있고,

담장마다 이끼와 풀이 가득한 그런 곳. 한 여름엔 매미소리 가득하고 햇빛쨍쨍 내리쬐는데, 길거리는 열기에 의한 아지랑이 외엔

사람의 인적이 없는 그런 곳. 길가 양쪽엔 물이 흘러가는 콘크리트로 된 도랑이 있었어. 깨끗한 물이 흘렀고 고여있는 나뭇잎과

개구리가 보이고, 돌로 된 덮개가 드문드문 있었어.



그곳을 우리는 '개골창' 이라고 불렀어. (수채물이 흐르는 작은도랑을 뜻하는 전북/경북 방언)



외가집 근처에는 토박이 아이가 살고 있었는데, 이름도 모르고 그냥 '호야'라고만 불렀어. 외삼촌도 그렇게 부르셨었으니

이름이었을지도 몰라. 아무튼, 방학때마다 호야랑 나는 만나서 돌아다니며 놀았어. 꼬꼬마 시절이라 시골에서 노는것은 언제나

신기한 경험이었어.



그러던 어느 날, 집밖으로 나선 나는 개골창 수로 아래 쪼그려 있는 호야를 발견했어.



나 : 뭐해?

호야 : 일루 와봐. 재밌는거 보여줄게.



개골창은 뒷산까지 이어져 있었고, 중간부터는 돌로 된 하수구 덮개로 덮여 있었어. 호야는 덮개가 없는 곳에서 햇빛을 맞으며

덮개로 가려져 캄캄한 건너편을 쳐다보고 있었어.



호야 : 저기 봐바. 보이지?



내 눈에는 아무것도 안보였어. 어둠만이 보였고,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만 들렸어.



나 :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호야 : 저기 사람 얼굴 안보여?



지금 생각하면 오싹한 말이었지만, 그때는 그냥 '어디어디?' 하고 쳐다볼 뿐이었어.



호야 : 안보여? 봐바, 구른다, 구른다. 바로 요기까지 왔는데 안보여?

나 : 하나도 안보여~ 딴데 놀러가자~

호야 : 어 이상하다...



호야 말로는 개골창 어두컴컴한 곳을 보다보면 사람 얼굴이 둥둥 떠다니는 것이 보인대.

가끔 좁은 개골창 안을 구르기도 하고, 눈알을 굴리면서 웃기도 하는데, 말은 안하고 가까이 오기까지 한대. 햇빛이 비치는 곳까지는

못 온대.



나 : 여기에만 있어?

호야 : 아니. 저쪽 아래 깨골창에서도 보이고, 시장근처 깨골창에도 있었어. 근데 뒷산쪽 깨골창엔 거의 매일보여.



말인즉슨, 시골 모든 개골창 어두운 부분에서 볼 수 있는데 뒷산과 연결된 개골창에선 항상 볼수 있다는 것이었어.

호야랑 나는 다른곳에서 놀다가 덮개로 가려진 개골창을 볼때마다 '있어?' 라고 물어봤지만, 호야도 그날은 더이상 보지 못했어.

그날 난 외가집에 돌아가서 토박이로 사셨던 외할아버지께 물어봤는데, 외할아버지도 본적이 없다고 그러셨어.

그 이후로 나는 성인이 되었고, 외갓집에도 안가게 되고, 호야도 기억에서 잊혀졌지만 할아버지와의 마지막 대화는 기억해.



나 : 뒷산엔 뭐가 있어요?

할아버지 : 뒷산엔 무덤이 많단다.

할아버지 : ......아주 많이.











윗글과 아래글들은 내 얘기고 외방 공게에만 올렸어. 서로 연결되는 얘기라 끌올했음!


기모노를 입을땐 조심해(안 무서운 사진 있음.)
http://www.oeker.net/bbs/board.php?bo_table=horror&wr_id=773007

횡단보도 위의 귀신
http://www.oeker.net/bbs/board.php?bo_table=horror&wr_id=762828

겪은것 하나, 들은것 하나.
http://www.oeker.net/bbs/board.php?bo_table=horror&wr_id=749121

이사님이 설악산 등산하면서 겪었던 얘기
http://www.oeker.net/bbs/board.php?bo_table=horror&wr_id=753267



NO SUBJECT DATE HIT
마지막 공지사항 (36) 2020-08-22 17450
탈퇴하러가기 (5) 2020-03-13 32111
모.든.레.벨 외치다 이용 가능해 (7) 2020-02-10 47493
9231 [번역괴담] 리조트 아르바이트 (1) (4) 2018-05-09 2423
9230 [번역괴담] 세 가지 선택 (12) 2018-05-08 3048
9229 [번역괴담] 공사현장 (11) 2018-05-05 2772
9228 [번역괴담] 모니터에 비치는 여자 (33) 2018-05-04 2341
9227 [번역괴담] 엄청난 흉가 (2·끝) (9) 2018-05-03 1942
9226 [번역괴담] 엄청난 흉가 (1) (7) 2018-05-03 2645
9225 개골창 (10) 2018-05-03 4240
9224 [번역괴담] 상자 속의 소녀 (1) 2018-05-03 2213
9223 [번역괴담] 통학버스의 노부부 (3) 2018-05-02 2614
9222 [스레딕] 자살카페 (18) 2018-05-02 4394
9221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8·끝) (13) 2018-04-30 1801
9220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7) (9) 2018-04-27 1665
9219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6) (5) 2018-04-26 1581
9218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5) (8) 2018-04-25 1706
9217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4) (6) 2018-04-25 1652
9216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3) (7) 2018-04-24 1641
9215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2) (3) 2018-04-24 1657
9214 [번역괴담] 기생하는 것 (1) (16) 2018-04-24 2615
9213 [번역괴담] 쫓아오는 일본 인형 (4·끝) (4) 2018-04-23 1666
9212 [번역괴담] 쫓아오는 일본 인형 (3) (4) 2018-04-23 1580
9211 [번역괴담] 쫓아오는 일본 인형 (2) (4) 2018-04-23 1660
9210 [번역괴담] 쫓아오는 일본 인형 (1) (9) 2018-04-22 2400
←←  1  2  3  4  5  6  7  8  9  10  


이용안내 / 광고및제휴문의 / 아이디/비번분실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