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괴담] [번역괴담] 리조트 아르바이트 (3)
IP :  .100 l Date : 18-05-09 13:01 l Hit : 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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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리조트 아르바이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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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하기엔 이야기가 너무 길고 다른 사이트에도 이미 올라온 괴담이라 퍼왔어. 번역이 시간도 노력도 너무 많이 들어가다보니 기존에 소개되지 않은 글을 번역하고 올라와 있는 글은 기존 번역글을 소개할게. 냔들의 많은 양해 부탁해)


B는 A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했다.
 
 
B: 아, 아니야……미안. 그……아깐 말이 헛 나왔어. 지금은 괜찮아. 하핫. 미안.
 
 
그렇게 말하며 웃는 B의 웃음은 딱 봐도 억지 웃음이었다.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다른 곳을 보는 것 같았다.
 
 
좀 엉뚱한 말인지는 모르지만 이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B의 눈 밑이 살짝살짝 떨렸다는 것이다.
물론 살 떨림 자체는 많이 있는 일이고 겪은 사람도 많겠지만
억지로 웃는 사람에게서 보이는 눈 밑의 살 떨림은 꽤 시각적으로 느낌이 세다.
 
 
이야기를 되돌려서, A와 난 그 이상 묻지 않았다.
겁쟁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정말 겁이 나서 물어볼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가. 여기까지 이야기한 B가 구태여 감추는 일이다.
캐물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듣고 나면 심장이 멈춰버릴지도 모르니까. 아니면 미치거나.
 
 
잠시 그렇게 조용하게 있는데 미사키가 아침 식사 시간이라며 우리를 불렀다.
우리끼리 이야기를 하는 동안 벌써 그렇게 시간이 흐른 모양이다.
식욕이 있을 리 만무했지만 괜히 이상한 느낌을 주기는 싫었기에 그냥 가기로 했다.
난 천천히 일어나며 둘에게 말했다.
 
 
나: 되도록 빨리 말하는 게 좋겠지. 밥 다 먹으면 말하자.
A: 그래.
B: 난 밥 됐어. A, 노트북 가져왔었지? 그거 나 좀 쓸게.
A: 응 그래.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B: 뭐 좀 알아보려고 그래. 시간도 별로 없고. 둘이 갔다 와.
나: 그래 알았어. 미사키한테 주먹밥 좀 만들어달라고 해서 갖고 갈게.
B: 응. 고마워.
A: 노트북 내 가방에 있어. 인터넷 되더라.
 
 
그렇게 우린 큰 방으로 갔다.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그만두겠다는 날 아침을 얻어먹는 건 좀 안 맞는 일이었다.
 
 
큰 방에 들어가자 아줌마가 우리를 보고 슬쩍 내 발 쪽을 보더니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줌마: 좋은 아침. 어제 잘 잤어?
 
 
잘 잤냐는 말은 일 시작한 첫날 이래 처음인 것 같다. 게다가 어젯밤의 일도 있어서
괜히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난 순간 선 채로 굳어버렸고 A가 바로
“네, 잘 잤어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하며 내 엉덩이를 툭 쳤다. 몸이 다시 움직였다.
겁을 남들 배로 먹던 A에게 도움을 받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내심 놀랐다.
그리고 B가 몸이 안 좋아서 아직 자고 있다고 하고 미사키에게
주먹밥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네 알겠어요. 오늘 B군은 쉬는 게 좋겠네요.”
미사키가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우린 별다른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이제 그만둘 거니까 됐습니다’라고 말하기도 뭐하니까.
 
 
아침밥을 먹는 동안 아줌마는 계속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보았다.
식사하는 손이 완전히 멈춰있었다. 나만 계속 보고 있었다.
그 이상한 광경에 미사키와 아저씨도 나랑 아줌마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A는 말할 것도 없이 굳어있었다.
뭔가 무시무시한 불안감이 든 우리는 순식간에 밥을 뚝딱 먹고
그만두겠다는 말을 꺼내기 위해 B를 부르러 방으로 갔다.
 
 
방으로 가는 데 B의 말소리가 들렸다. 아마 어디에 전화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전화하는 데 말을 걸 수가 없어서 방에 들어가 전화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앉아있었다.
 
 
B: 네, 꼭 오늘이었으면 하는데요…………네 감사합니다!
   ……네 네. 꼭 가겠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아마 돌아가서 바로 어디를 가려는 계획을 세운 모양이었다.
나도 A도 별로 물어볼 생각이 안 들어서 바로 B를 데리고 큰 방으로 갔다.
 
 
큰 방에 돌아갔더니 미사키가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아줌마는 없었다.
난 문득 생각했다. 혹시 그곳에 간 게 아닐까 하고.
쟁반에 식사를 가지고 2층 계단으로 사라지던 아줌마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분명 그때 가져간 밥을 남아있던 밥 위에 쌓은 것일 테고
그렇게 계속해서 밥이 쌓여 그 썩은 음식더미가 만들어진 것이겠지.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의문이 스쳐갔다. 그러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얼른 생각을 고쳤다.
오늘 그만둘 거니까. 여기하고도 안녕이니까. 다 잊어버릴 테니까. 잊어야만 하니까.
난 스스로 계속 마음을 다잡았다. A는 미사키에게 아줌마가 어디 있는지 물었다.
 
 
미사키: 아주머니는 화단에 물을 주고 계실 거에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리고 미사키는 B를 보고
“주먹밥 금방 만들어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하고 웃어 보이며 주방으로 갔다.
아아……미사키……이런 일만 없었다면……
분명 나와 미사키는 반짝이는 이 여름에 아름다운 사ㄹ/……
우린 아줌마가 돌아오기를 얌전히 기다렸다.
 
 
잠시 뒤 아줌마가 돌아왔고 일할 시간에 큰 방에 모여 앉아 있는 우리를 보고는
“뭐하고 있니? 너희들.”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마음을 가다듬고 말을 꺼냈다.
 
 
나: 아주머니.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아줌마는 “무슨 일인데? 심각한 얼굴로…...”하며 우리 앞에 앉았다.
 
 
나: 제멋대로라는 건 아는데요, 오늘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싶습니다.
 
 
A와 B도 곧바로 “죄송합니다!” 하고 머리를 숙였다.
아줌마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한동안 말없이 있었다.
난 그것이 불길하게 느껴졌다. 약간의 움직임도 없었다.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얼굴.
그리고 잠시 뒤
 
 
아줌마: 그래. 그만두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 정말 못 말릴 애들이구나.
하며 웃었다.
 
 
그 뒤 알바비 이야기, 묵었던 방의 정리 및 청소 이야기 등을 일방적으로 하더니
준비가 끝나면 말하라고 했다.
약간 허탈할 정도로 이야기가 잘 풀려서 우리 셋은 안심했다. 그러나
뭔가가 이상하다는 불안한 느낌도 마음속에 있었다.
 
 
얘기가 끝났으니 바로 움직였다.
짐은 지난 밤에 정리해두었다. 방 청소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알바를 시작하면서, 일이 끝나면 가까운 바다에서 놀았고
신나게 늦게까지 논 날은 돌아오자마자 바로 곯아떨어졌었기 때문에
실제 방에 있었던 시간은 길지 않았던 것 같다.
때문에 남자 셋이 쓰던 방이라고 해도 별로 지저분하다고 할 게 없었다.
이래저래 한 시간 정도에 걸쳐 모든 준비를 끝냈다.
 
 
준비가 끝났으니 우린 큰 방으로 가서 이곳 분들께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큰 방에 가자 아줌마와 아저씨 그리고 시무룩해 보이는 미사키가 앉아있었다.
우리 셋은 나란히 정좌를 하고 앉았다.
 
 
나: 짧은 기간이었지만 잘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마음대로 굴어서 죄송합니다.
(우리): 감사합니다!
 
 
우린 머리 숙여 인사했다.
아줌마는 살짝 일어나 우리에게 다가와 말했다.
 
 
아줌마: 우리야말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마웠어. 이거….얼마 안 되지만……
 
 
그리고는 노란 봉투 세 개와 끈으로 조이는 주머니 세 개를 건네주었다.
노란 봉투는 생각보다 두꺼웠고, 끈 주머니는 굉장히 가벼웠다.
뒤에서는 미사키가 “잘 지내요.”라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그리고 “이거 같이 먹어요.”하고 3인분의 주먹밥도 건네주었다.
안돼……이러지마……나까지 눈물 나잖아......!
미사키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바로 전날 죽을 만큼 무서웠다면서 그런 마음이 드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엄~청나게 잘해주던 사람들과의 이별이란
그때만큼은 그런 문제들이 별개가 되는 것이다.
 
 
인사를 마치고 길을 나섰다.
올 때는 근처 버스정류장까지 버스로 왔지만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아저씨가 역까지 차로 데려다 준다고 했지만 B가 사양했다.
그리고 미사키에게 부탁해서 택시를 부른 것이다.
 
 
택시가 도착하자 다 같이 차까지 배웅을 나와주었다.
옆에서 보면 뭔가 마음 짠한 이별처럼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사실 우린 도망치고 있는 중이다.
작별 인사를 나누고 택시에 타기 전 난 여관을 돌아보았다.
어렴풋이 2층으로 가는 계단의 문이 조금 열려있는 듯이 보였다.
난 바로 고개를 돌렸다.
셋 모두 타고 목적지를 말하자 택시가 출발했다.
 
 
잠시 그렇게 달리고 택시가 여관에서 어느 정도 멀어지자 B가 갑자기 목적지를 바꿨다.
“여기로 가주세요.”라며 메모를 기사 아저씨에게 건네는 것이다.
아저씨는 메모를 보더니 난감한 얼굴로 물었다.
 
 
기사: 꽤 걸릴 텐데. 요금도 그렇고……괜찮아요?
B: 네 괜찮아요.
 
 
B는 그렇게 말하고 뒷자리에 어리둥절하게 앉아있는 A와 나에게 말했다.
 
 
B: 꼭 가야 되는 데가 있어. 너네도 같이 가자.
 
 
A와 나는 서로를 보았다. 아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디로 간다는 거지……?
하지만 아침에 봤던 B의 모습이 떠올라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
또 울컥하고 폭발할까 봐 괜히 조심스러웠다.
 
 
한동안 가만히 달리던 기사아저씨가 우리에게 물었다.
 
 
기사: 뒤에 따라오는 저 차, 손님들이랑 일행입니까?
 
 
엥? 하고 뒤를 돌아보니 웬 경 트럭 한 대가 바짝 붙어서 쫓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차 안에서 여관아저씨가 손짓을 하고 있었다.
우린 무언가 잊고 온 물건이라도 있나 해서 택시를 잠시 세워달라고 했다.
길 끝에 택시를 세우자 여관아저씨도 바로 뒤에 트럭을 세웠다.
그리곤 트럭에서 내려 우리에게 오더니 “그냥 그렇게 가면 안 돼.” 라는 것이다.
 
 
B: 안 가요. 이대로 어떻게 갑니까……
 
 
듣는 순간 깜짝 놀랐다. B와 여관아저씨는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둘이는 뭔가 이야기가 통하는 것 같았지만 A와 나는 완전히 제쳐져 있었다.
 
 
나: 뭐?? 뭔 소리야 그게??
 
 
뭔 소린지 정말로 모르겠기에 물어보았다.
그러자 여관아저씨는 내 쪽으로 돌아서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말했다.
 
 
여관: 너……2층에 올라갔었지?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 어떻게 알았지??
이때는 진짜 겁먹었다. 무슨 귀신 그런 게 아니라……뭐라고 해야 하나
뭔가 상대방에게 굉장히 잘못을 저지른……그런 종류의 무서움.
난 겨우 목소리를 쥐어짜서 “네……” 하고 대답했다.
여관아저씨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여관: 지금 그렇게 그냥 가면 정말로 씌어버린다……거기는 뭐할라고 갔냐……
     뭐….애초에 아무것도 말 안 해준 내 잘못도 있지만……”
 
 
잠깐! 씐다는 게 무슨 소리야?! 나한테 하는 말 맞아??
이제 거기서 빠져 나왔으니까 앞으로는 즐거운 여름방학이 기다리는 거 아니었어??
순간 불안감이 엄습해서 A를 보았다. 그러나 A는 더 놀란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더더욱 불안해져서 B를 보았다. 그러자 B가 말했다.
 
 
B: 괜찮아. 가서 쫓아내면 돼. 이미 그쪽에 연락도 해뒀으니까.
 
 
믿어지지가 않았다. 나한테 지금 붙어있다고?
나 죽는 거야?? 지금 분위기는 완전 그러게 생겼잖아.
그러게 애초에 그런 데를 왜 갔냐고? 가기 전에 말해주지!
너무도 무서운 나머지 아무에게라도 책임전가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얼이 빠져있는 나를 슬쩍 보고 여관아저씨는 말을 이었다.
 
 
여관: 제령 하러 간다고?
B: 네.
여관: 너……혹시 보이는 거냐 지금?
B: ……..
A: ……야……보인다니……?
B: 미안…….지금은 대답하기 좀 그래……
 
 
난 나도 모르게 B를 붙들고 소리쳤다.
 
 
나: 뭔데 지금!? 아까부터 뭐라고 떠드는 건데!!?
아저씨가 끼어들었다.
 
 
여관: 야 야 왜 그래. 너네 오히려 걔한테 고마워해야 돼. 알아?
A: 그래도 말 해주는 것 정도는……
여관: 너희는 아직 보이지 않는 가보지? 그럼 지금 제일 위험한 건 그 녀석(B)이라구.
 
 
A와 난 동시에 B를 보았다.
B는 이 상황이 곤란한 듯한 얼굴로 서있었다.
 
 
나: 왜 B가……? 거기에 올라간 건 전데요.
여관: 알아. 그래도 넌 지금 안 보이잖아.
나: 아까부터 보이네 안보이네 하시는데 뭔데요 그게!?
여관: 몰라 나도.
나: 예?!
 
 
여관아저씨의 헛소리에 울컥했다.
 
 
여관: 까맣다는 것 밖에 몰라 나도. 하지만……
아저씨는 B를 보았다.
 
 
여관: 제령 한다고 가봐야 달라지는 건 없을 거다.
B는 의심스런 눈으로 아저씨를 보았다.
 
 
B: 왜요?
여관: 전에도 똑 같은 일이 있었거든.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B: 그래도 모르는 거잖아요. 해보지 않고서는.
여관: 그거야……그렇지.
B: 그럼……!!
여관: 근데 해봐서 안 되면?
B: ……..
여관: 일단 눈에 보여버리면……그때부턴 빠르다.
 
 
아저씨가 말하는 ‘빠르다’가 어떤 의미인지는 분명하지 않았지만
그 말을 들은 B는 무너지듯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듣고 있기 힘든 울음소리였다.
나도 A도 그저 서있을 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쪽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걸 느꼈는지 택시기사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말했다.
 
 
택시: 손님들……괜찮아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B는 아주 도로에 엎드려서 울고 있었다.
그러자 여관아저씨가 기사에게 말했다.
 
 
여관: 음……기껏 불러 놓고 미안하지만……얘네들은 여기서 내리는 걸로 해주시죠.
 
 
기사아저씨는 “에?....그래도……” 하며 우리를 번갈아 보았다.
그러나 여관아저씨는 개의치 않고 B에게 말했다.
 
 
여관: 내가 너희를 왜 쫓아왔는지 알아? 이 일의 처음 시작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한테 너희를 데려가려고 온 거야. 그쪽에다 이미 연락은 해놓았어.
      빨리 오라더라. 시간이 별로 없어. 일단 나를 믿어.
 
 
어깨를 떨며 울던 B는 울음에 잔뜩 찡그린 얼굴로
겨우 목소리를 내어 대답했다.
 
 
B: 네….알ㄱ…어요……ㄱ..께요……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비단 하루 이틀이지만 B는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무언가를 끌어안고 있었던 것이겠지.
그 정도로 우는 B를 본 건 그 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난 기사아저씨에게 말했다.
 
 
나: 죄송해요. 저희 여기서 내릴게요. 얼마에요?
 
 
그리고 우린 여관아저씨의 트럭에 탔다.
말이 탄 거지 A와 난 뒤쪽 짐칸에 앉아있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승차감이었다.
아저씨는 짐칸에 우리가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지막지한 속도로 트럭을 몰았다.
A가 여자 같은 비명소리를 냈지만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도착한 곳은 신사 입구 옆의 그냥 평범한 가정집이었다.
옆에는 작은 토리이(신사의 입구에 세워진 기둥 문)가 있었고 돌계단이 안쪽으로
이어져있었다. 우린 가정집 문 앞에 섰고 여관아저씨는 벨을 눌렀다.
젤을 누르고 기다리는 동안 아저씨는 “묻는 말에만 대답해.” 라고 했다.
 
 
여관: 니들 입이 험하니까, 엉뚱한 소리는 하지 마.
 
 
속으로 생각했다. 사돈 남 말 한다고.
잠시 기다리자 안에서 어떤 여자가 나왔다.
20대쯤 돼 보이는 평범한 여자였는데 이마에 큰 점이 있다는 것이
무지하게 인상적이었다.
 
 
여자의 안내를 받아 집 안쪽에 있는 객실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승려 한 명과 아저씨 한 명, 할아버지 한 명이 앉아있었다.
우리가 방에 들어가자마자 앉아있던 아저씨가 “세상에……” 하고 중얼거리는 것이 들렸다.
 
 
“앉아.”
 
 
여관아저씨의 말에 우린 승려일행의 맞은편에 나란히 앉았다.
여관아저씨는 우리의 옆에 앉았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여관 주인)씨. 이 애들인가?
여관: 네. 그렇습니다. 이 B라는 녀석은 이미 보이는 모양입니다.
 
 
여관아저씨가 그렇게 말한 순간 앉아있던 아저씨와 할아버지가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리고 승려가 말했다.
 
 
승려: 신당에 들어간 게 그 사람입니까?
여관: 아뇨. 실제로 들어간 건 이 ○○(나)입니다.
승려: 음……
여관: B는 밑에서 보고 있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승려: 그렇습니까.
 
 
그리고 잠시 조용하더니 승려가 B에게 물었다.
 
 
승려: 당신은……이러한 경험이 처음입니까?
B: 네?......이러한 경험이요?
B가 되물었다.
 
 
승려: 네. 이번처럼 혼령이 보인다던가 하는 경험 말입니다.
B: ……아뇨 처음이에요.
승려: 그렇습니까. 희한한 경우로군요.
B: ……..저……
 
 
B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모두가 B를 바라보았다.
 
 
승려: 네….
B: 저……죽는 건가요?
 
 
그렇게 말하는 B의 팔은 정좌하고 있는 무릎 위에서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승려는 조용히 웃었다.
 
 
승려: 그렇지요. 이대로 둔다면 분명히 죽습니다.
 
 
B는 할말을 잃은 듯 떨림이 멈추면서 바닥의 한 곳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그 모습을 본 A가 말했다.
 
 
A: 죽는다니……!
승려: 씌어서 끌려간다는 의미입니다.
 
 
의미를 설명한들 그게 뭔 소리냐고. 뭐에 씌어서 어디로 끌려가는 건데.
승려는 말을 이었다.
 
 
승려: 이해가 안 되는 게 당연합니다. ○○군은 신당에 올라갔을 때
뭔가 위화감 같은 걸 느끼거나 하지 않았나요?
 
 
승려가 말하는 신당이라는 건 아마도 여관 2층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나: 소리가 들렸어요. 무슨 숨소리 같은 것도요. 2층 문에는 부적이 잔뜩 붙어있었구요.
승려: 그렇습니까. 알고 계실 테지만 그곳에는 사람이 아닌 것이 있습니다.
 
 
물론 놀라지 않았다. 다시 한번 확인한 것뿐이다.
 
 
승려: 아마도 당신은 그 사람이 아닌 것의 존재를 귀로 느낀 모양이군요.
      본래는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아무에게도 눈치 채이지 않고
      조용히 그곳에 있는 것들이지요.
 
 
그렇게 말하고 승려는 천천히 일어났다.
 
 
승려: B군. 지금도 보이나요?
B: 아뇨. 그런데 소리가……아까부터 벽을 긁어대는 소리가 너무 심해서…..
승려: 이곳에는 들어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여러 겹으로 결계를 쳐두었지요.
      그 결계를 필사적으로 깨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다같이
      이곳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여기를 나가 귀당으로 갈 것입니다.
      B군. 이 곳을 나가면 다시 그것들이 보일 것입니다. 또다시 무서워질 수도 있어요.
      그래도 반드시 구해드릴 테니까 마음 강하게 먹고 따라오시기 바랍니다. 알겠지요?
 
 
B는 끄덕끄덕 알겠다는 표시를 했다.
그렇게 우리는 그 집에서 나와 승려를 따라 옆에 있던 토리이로 들어가
돌계단을 올랐다. 여관아저씨는 집 밖까지 같이 나온 후 할아버지, 아저씨와
뭔가 이야기를 하는 것 같더니 승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는 가버렸다.
그나마 아는 사람이 없어지자 갑자기 불안해진 우리는 셋이 더 바짝 붙어서 걸었다.
특히 B는 등이 굽어선 눈을 좌우로 굴리며 걷는 모습이 정말로 초췌해 보였다.
그래서 우린 B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서 지키듯이 걸었다.
 
 
돌계단을 다 오르자 커다란 절이 나왔다. 그러나 승려는 절에 들어가지 않고
우리를 데리고 절의 오른쪽으로 돌아 안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또 하나의 토리이가
있었고 돌계단이 다시 더 안쪽으로 이어져있었다.
토리이를 지나기 전에 승려가 B에게 물었다.
 
 
승려: B군. 지금은 어떤가요?
B: ……서있어요. 계속 이쪽을 보면서 따라오고 있어요.
승려: 그렇습니까. 벌써 두 발로 서있다고요.
      B군이 자신을 발견해 준 것이 어지간히 기뻤나 봅니다.
      그렇다면 이제 시간이 없군요.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그렇게 돌계단을 또 다 오르자 그곳엔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은
한 칸의 방이 있었고 승려는 그 방의 뒤편으로 돌아가 우리를 불렀다.
방의 뒤편으로 가자 승려는 우리에게
‘이 방에 하룻밤 동안 들어가서 그것들을 쫓아내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방 안에는 일체의 불빛이 없으며 날이 밝을 때까지 절대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승려: 물론 핸드폰도 가지고 들어가면 안됩니다. 빛을 발하는 것도 먹는 것도 금지입니다.
 
 
정이나 화장실이 가고 싶어질 때 사용하라며 이상한 천으로 만든 포대를 건네주었다.
난 내 눈을 의심했다. 무슨 천 쪼가리를……
그러나 승려의 말로는 밖으로 액체 등이 새어 나오지는 않게끔 되어 있다고 했다.
믿음이 가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서 그걸 따져봤자 뭐하나 싶어 그냥 조용히 있었다.
 
 
그 뒤 승려는 대나무 통 같은 것을 꺼내더니 거기에 든 물을 우리에게
한 모금씩 마시게 했다. 그리고 자신도 한 모금 물더니 우리에게 뿜었다.
이제 방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우리는 순서대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B가
들어가자마자 입을 틀어막고 밖으로 뛰쳐나오더니 구토를 하는 것이다.
당황하여 B를 보는 우리에게 승려도 놀라며 물었다.
 
 
승려: 세 사람……신당에 갔던 게 오늘이 아닌 거 맞지요?
나: 예. 어제인데요.
승려: 이상하네요. 임시라고는 해도 몸을 정화했건만 귀당에 들어갈 수가 없다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승려는 B의 가방을 가만히 보더니 물었다.
 
 
승려: 이곳에 있는 동안에 누군가에게 뭘 받았다던가 한 것 없습니까?
 
 
난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A가 말했다.
 
 
A: 알바비 받았어요.
 
 
너무 당연한 일이라 잊어먹고 있었다.
하긴 그것도 받은 건 받은 거지 하고 살짝 감탄도 했다.
 
 
나: 무슨 주머니도 받았는데.
A: 주먹밥도……그것도 받은 걸로 볼 수 있다면.
 
 
그 말을 들은 승려는 B에게 물었다.
 
 
승려: B군. 그것들 중에 하나라도 지금 가지고 있습니까?
B: 주먹밥은 큰 가방에 있고 알바비랑 주머니는 지금 가지고 있어요.
 
 
B는 가방에서 그 두 가지를 꺼내 승려에게 내밀었다.
승려는 먼저 주머니를 열어보더니 “이건……!!” 하고 말이 멈추었고
우리도 볼 수 있도록 주머니를 활짝 열어 내밀었다.
우리는 주머니 안을 들여다보고 순간 숨이 멎었다.
 주머니에는 엄청난 양의 손톱조각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내 발에 붙어있던 그것들.
붉기도 하고 거뭇거뭇한 물이 들어있기도 한 그것. 같은 것이 분명했다.
B는 그것을 보고 또 다시 토했다. 나도 덩달아 토가 나왔다.
주변에 토사물 냄새가 진동했고 승려는 아무 말이 없었다.


(계속)


퍼온글 출처: 솔개의 일본괴담 모음 http://blog.n★ver.com/PostView.nhn?blogId=pluskym&logNo=150188779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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