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괴담] [번역괴담] 악몽의 히치하이킹
IP :  .100 l Date : 18-05-09 13:36 l Hit : 2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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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악몽의 히치하이킹

“마치 호러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이야기야. 괴담을 좋아한다면 한번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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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하기엔 이야기가 너무 길고 다른 사이트에도 이미 올라온 괴담이라 퍼왔어. 번역이 시간도 노력도 너무 많이 들어가다보니 기존에 소개되지 않은 글을 번역하고 올라와 있는 글은 기존 번역글을 소개할게. 냔들의 많은 양해 부탁해)


7년 정도 전의 일이다.[02년 경]
난 대학은 졸업했지만 취직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원체 턱에 받칠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성격이어서 시험도 벼락치기 식이었다."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아르바이트만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여름 중반, 친구 '카즈야'하고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다가 뜬금없이 "히치하이크로 일본을 횡단해보자!" 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그 계획을 둘이서 짰다.
 
여기서 잠깐 카즈야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나랑 같은 대학을 나왔고 입학식 때 알게 되었다.
여자를 어마어마하게 밝히는 녀석으로 머리랑 골반이 따로 움직이는 전형적인 인간이다.그런가 하면 속내는 정말로 밝고 전혀 꾸밈이 없는 성격이라서 여자문제로 시끄럽기는 해도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녀석이었다.그 중에서도 카즈야는 나와 가장 죽이 잘 맞았다.성격은 서로 정반대지만....
 
계획이라고 해봐야 진짜 대충대충 세운거라 일단 홋카이도까지 비행기로 가서, 거기서부터 히치하이크로 여기(큐슈)까지 되돌아오자는 게 전부였다. 카즈야는 "다니면서, 그 지방 여자애들 최소한 한 명 이상은 꼬시면서 다니자." 라는 호색한다운 목적도 있었다.하긴, 나도 여행의 즐거움 외에 그러한 기대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카즈야는 긴 머리를 뒤로 묶은 스타일에 태도도 싹싹한 편이라 (실제로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었다.) 이 녀석과 같이 헌팅을 했을 땐 확실히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저러해서, 아르바이트 장기휴가신청이라던가,(난 마침 다른 자리를 찾고 있어서 아예 그만두고 카즈야는 휴가를 냈다.)
홋카이도까지의 항공권, 커다란 배낭과 담을 옷가지들, 현금 등을 준비했고, 계획을 짠지 3주 후, 우린 기내에 있었다.
 
삿포로에 도착하고 점심을 해결한 뒤 시내를 구경했다.나는 비행기에 멀미가 난 것인지 피곤해져서, 저녁때엔  호텔로 돌아왔고 카즈야는 마을의 밤거리로 사라졌다.그날 밤 카즈야는 돌아오지 않았고, 다음 날 아침에 로비에서 만날 수 있었다.씩 웃음지으면서 손으로는 OK사인을 만들어 보인다.
어젯밤 아마도 헌팅한 여자하고 일이 잘 풀린 것이겠지.
 
자, 드디어 히치하이크를 시작할 때다.우리 둘 다 히치하이크는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꽤나 두근거렸다.이 날까지는 이 거리만큼 가자 같은 목표나 계획도 없이 그저 '가주는 데까지' 식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만만히 차를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한 시간 정도 버텨보았지만 한 대도 서지 않았다.
 
"낮보다 밤이 더 성공률이 높지 않을까?"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려니 드디어, 시작한 지 한  시간 반 만에 한 대가 서주었다.그냥 시내까지만 데려다주는 정도였지만 실적은 실적이었다.거리가 짧다고 해도 꽤나 기뻤다.
 
밤이 더 잡기 쉬울거라는 생각은 예상외로 정곡이었다.가장 많았던것이 장거리를 달리는 트럭이었다.거리도 꽤나 벌 수 있었고, 나쁜 사람도 없었고 여러모로 상당히 좋았다.3일째에 접어들자 우리도 나름대로 경험치가 쌓여서 장거리를 가는 트럭 기사에겐 담배 등을 선물하고,일반 차량의 사람들에게는 사탕봉지 등을 선물하기로 기준을 정한 뒤 편의점에서 미리 사서 준비해두었다. 담배는 특히 반응이 좋았다.
 
일반 차량에 탔을때도 이야기꾼인 카즈야 덕분에 차내의 분위기가 좋았다.여자만 두세 명 있는 차도 있었는데, 솔직히 좋은 일이 있던적도 있었다.4일째에는 혼슈에 도착했다. 요령을 익힌 우리는 그 자방의 특산품에 입맛을 다시거나,한번의 만남으로 헤어지는 인연들을 느끼고 즐거워하며 제법 여유를 가지면서 여행을 해나갔다.
 
되도록 하루에 한번 목욕탕을 찾아서 씻고, 이틀에 한번 숙박시설을 찾아서 잠을 자는 등의 경비절감 노력도 했다.간혹 기사님이 댁에서 재워주는 일도 있어서 그럴때는 정말로 감사했다.
 
그러나, 우리 둘에게 엄청난 악몽이 될 일이 여행 시작 2주쯤에 코우신 지방의 산촌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슴! 슴! 슴! 슴가를 다오~♬ 우훗! 우훗!"
 
카즈야는 남자들끼리 있을 땐 저딴 노래를 부른다.그날 밤도 카즈야는 그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허름한 국도 한켠에 있는 편의점까지 도착한 뒤로는 두시간 째 차가 잡히지 않았고, 너무나도 무더운 날씨에 우리는 녹초가 되어있었다.피로와 더위에 지쳐서인지 둘 다 정신상태도 멍해져 있었다.
 
"하필이면 이런 시골 편의점에 내려주냐....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그 사람한테 부탁해서 재워달라고 할 걸 그랬나...."(카즈야)
 
하긴, 아까 그 사람은 여기서 차로 한 10분 정도 거리에 집이 있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한들 그 집이 어딘지도 모르니 방법이 없었다.시간은 밤 12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우리는 30분씩 교대로, 손을 들어 차를 세웠다가 편의점에서 쉬었다가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편의점 사장님께 사정이야기를 했더니

 
"호오, 힘내! 정이나 안 잡히면 내가 시내까지 태워다 줄 테니까!"


라고 말씀해주셨다. 시골의 이런 따뜻한 마음은 정말로 기쁘다.
 
그 뒤로 한 시간 반이 더 흘렀지만 차는 한대도 잡히지 않았다.아니, 애초에 차가 보이질 않았다.카즈야가 사장님과 죽이 맞아서 '그럼 사장님 말씀대로 할까....'하고 생각한 그때, 한대의 캠핑카가 편의점 주차장으로 들어왔다.이것이 그 잊을 수 없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운전석의 문이 열리고, 나이는 한 60대로 보이는 남자가 편의점으로 들어왔다.남자는, 카우보이들이 쓸 법한 챙이 긴 모자에 정장차림으로 상당히 기묘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별 생각없이 그 남자를 눈으로 쫒고 있었다.쇼핑바구니에 반창고 등의 여러가지 물건을 꽤나 많이 담았다.
커다란 페트병 콜라도 두 개나 던져넣었다.
 
남자는 계산을 하는 내내 편의점에 꽂힌 책을 읽고 있는 나를 계속해서 응시하고 있었다.왠지 기분이 안 좋아서, 시선을 느끼면서도 계속 무시하고 책을 읽었다.남자는 가게를 나갔다. 슬슬 교대시간이 다가와서 카즈야와 교대하기 위해 나갔더니,주차장에서 카즈야가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태워준다는데?"
 
난 당시 남자에게 무언가의 미심쩍음을 느끼고 있었지만 가까이서 다시 보니 사람 좋아보이는 인상이었다.난 피곤함과 졸음에 정신이 흐릿해져 있었던 것인지
 
'음.... 아웃도어 타입.... 인가보군. 그래서 저런 모자를....'


하고 이상한 납득을 하고있었다.
 
캠핑카에 올라탄순간.... 아차 싶었다.... 이상했다.뭐가? 하고 물어도 '이상하니까 이상하다고 느꼈다' 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순전히 감각이 그렇게 느낀것이다.그 남자에겐 가족이 있었다. 물론 캠핑카였기 때문에 안에 일행이 있을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아버지, 운전석, 대략 60대쯤.어머니, 조수석, 겉보기엔 70대.쌍둥이 아들, 아무리 봐도 40 이상.
 
사람은 예상외의 상황에 맞닥뜨리면 순간 사고가 정지한다.차내로 들어가서 맨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완전히 똑같은 체크 셔츠, 똑같은 바지, 똑같은 구두,똑같은 머리모양, 똑같은 자세로 앉아 똑같은 얼굴을 한 중년의 두 쌍둥이 남성이었다.
 
카즈야도 말을 잃은 듯 했다.아니, 사실 이런 쌍둥이가 있다고해도 이상할건 없다.이상할것도 없고 나쁠것도 없지만.... 그 기묘한 분위기는 그 자리에 직접 있어보지 않고서는 전하기가 어렵다.
 
"빨리 앉지 그래."


운전사 아저씨의 말에 따라 우린, 그 가족의 분위기에 끌려가듯이 차 안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일단, 우리는 가족들에게 인사를 했고, 아저씨가 운전하면서 가족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했다.엄마가 조수석에서 앞을 보고 앉아있을때는 잘 몰랐는데.... 엄마도 어딘가 이상했다.
 
웨딩드레스 같은 새하얀 여름 원피스.얼굴 화장도 가부키 배우로 착각할 만큼의 하얀 떡칠.
그 중 이름이 절정이었는데.... 세인트 조세핀....참고로 아버지는 세인트 조지 라고 했다.
 
쌍둥이에게도 할말을 잃었다.이름이....아카(빨강)와 아오(파랑이에요)라고 했다.얼굴이 약간 불그스름한 아저씨가 아카, 볼에 파란 자국(?)이 있는 아저씨가 아오라고 했다.
 
자기 자식한테 저런 이름을 붙이나? 일반적으로....이 시점에서 우린 눈짓을 주고받고는 적당한 위치에서 내리기로 마음먹었다.미친거다.... 이 가족은....
 
우리에게는 주로 엄마 아빠가 말을 걸어왔고 우리도 반사적으로 적당히 대답하고 있었다.쌍둥이는 한마디 말도 없이 똑같은 자세로 페트병의 콜라를 들이키고 있었다.트림까지 동시에 하는것을 봤을때는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더 견디기 힘들어졌다.
 
"아.... 감사합니다. 이제 이쯤에서 내려주셔도 될 것 같은데요."
 
캠핑카가 출발한지 15분도 안된때였지만 카즈야가 말을 꺼냈다.그러나 아바가 손짓으로 우릴 막았고, 엄마는 "곰도 나온다고! 오늘이랑 내일은!" 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했다.그래도 우린 자리에서 일어서며 "이제 됐습니다." 하고 좀 더 밀고 나갔지만 아빠는 "그럼 식사라도 하고 가지." 라고 말할 뿐 내려줄 기색이 안보였다.시간이 거의 새벽 두시구만 무슨 식사를 말하는지....
 
쌍둥이 아저씨는 여전히 말이없이, 이번에는 막대사탕을 빨고있었다.

 

"이거.... 된통 잘못 걸린거 아닌가싶다...." 라고 카즈야가 작게 속삭였다.


나도 그 말에 동의했다. 중간중간에 엄마아빠가 계속 말을 걸어와서 좀처럼(카즈야와)이야기를 이어갈 수가 없었다.한번 아빠의 말을 못 듣고 넘어갔더니 "들었어?!" 하고 은근 험악하게 언성을 높였다.그러자 쌍둥이 아저씨가 키득키득 웃어댔고,우린 지금이 위험상황이라고 결론지었다.이윽고 차는 국도에서 빠져 나왔다. 그러더니 산길로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다.나와 카즈야는 바로 일어서며
"죄송해요! 정말로 여기서 내려주세요! 감사했습니다." 라고 운전석에 말했다.


아빠는 여전히 "식사 준비 하고 있을 텐데...." 라며 우리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엄마도 "정말 맛있는 음식이 있으니까 먹고가." 라며 우리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우린 작은 소리로 이야기했다.


"여차하면 도망치자."


"(차가)달리는 중에는 아무래도 위험하니까, 멈추면 도망치자."


차는 이후로도 30분 정도를 더 달리더니 작은 시내가 있는 평지에 멈춰 섰다.


"다 왔다."(아빠)


그때, 캠핑카의 가장 뒷문에서 (우리는 화장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어린아이의 옹알대는 소리 같은것이 들려왔다.


"아직 누가 또 있었던거야....?"

 

그 사실에 가슴이 철렁했다.


"마모루도 배고프지?"(엄마)


(마모루.... 이 가족중에선 가장 이름 같은 이름이었다. 아직 어린아이인걸까....)


그러자 지금까지 말이없던 쌍둥이 아저씨들이 입을 모아서 "마모루는 내보내면 안~돼!" 하고 합창하듯이 소리쳤다."으음, 하긴 마모루는 몸이약해서." 하고 엄마가 말하자 "으하하핫핫!" 하고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는 아빠.


(작은 소리로) "미첬어! 얘네들 완전히 미쳤어! 엑셀 꽉 밟았다구!"


카즈야는 평소에도 위험인물이나 정신나간 사람을 그런식으로 표현하곤했다.우리는 차 밖으로 내렸다. 밖에서는 웬 남자가 불을 지피고 있었다.


"아직도 더 나타날놈이 남아있었냐...." 하고 절망적인 기분이 들었다.이상하리만치 키가 크고 우악스러운 느낌이다. 한 2미터는 되려나.아빠와 마찬가지로 카우보이 같은 모자에 정장차림을 한 괴상한 패션이다.모자를 눈썹까지 내려썼는지 표정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모닥불에 비치는 캠핑카 앞면에 찍혀있는 십자가도 뭔가 음산한 느낌으로 보였다.휘파람으로 미키마우스 행진곡을 불며 커다란 나이프로 뭔가를 해체하고 있었다.털에 쌓인 다리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무슨 동물인 듯 했다.
멧돼지인지, 들개인지.... 어느 쪽이건간에 절대 먹고싶지 않았다.우리는 도망갈 궁리를하고 있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덩치 큰 남자의 출현과 섬뜩해 보이는 대형 나이프의 등장에 겁을먹고 말았다.

"자, 자리에들 앉자구."


덩치 큰 남자가 나이프를 내려놓더니 옆에 부글부글 끓고있는 냄비에 양념을 넣는 것 같았다.


"저, 저기....소변 좀 보고 올게요."


카즈야가 말했다. 도망가자는 뜻이겠지. 나도 가기로 했다.


"빨리 다녀와~."하고 엄마가 대답했다.


우린 캠핑카의 옆을 지나서 숲으로 들어가 도망치려고 했다.


그 순간,캠핑카 뒤쪽 창에 이마가 심하게 튀어나오고, 두 눈의 위치가 이상하게 낮았으며,양손도 퉁퉁 부은듯한 모습의 무언가가 팡! 하고 창문에 달라붙듯 양손과 얼굴을 붙이더니,


"마마~!!"


이젠 정말 한계였다. 우리는 그 즉시 총알처럼 숲 속으로 도망쳤다.뒤쪽에서 아빠와 엄마가 뭐라고 소리치는것이 들려왔지만 신경 쓸 여유따위 없었다.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카즈야는 연신 중얼거리면서 숲길을 달렸다. 둘다 몇번을 굴렀는지 모른다.


"이, 일단 산을 내려가야 돼! 내려가서 도로로 나가자!"


미약한 펜라이트 하나에 의지하며, 무작정 아래로 아래로 산을 내려갔다.그러나, 역시 만만치가 않았다.차에서 내린 공터에서도 마을의 불빛이 가까운듯이 보였었는데 한 시간은 쉬자않고 달린것같은데도 불빛이라곤 찾아볼수가 없었다.완전히.... 길을 잃고 말았다....심장도 팔다리도 지칠대로 지쳐서 우린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하아.... 후아.... 그.... 이상한 놈들.... 쫓아 올려나?" 카즈야가 물었다.

 

"하아.... 하아.... 우릴 잡아먹으려는것도 아니고.... 안오겠지 설마....무슨 영화도 아니고.... 그냥 어디 괴상한 정신 나간 가족이겠지....마지막에 그 괴상한 놈은.... 진짜 식겁했다...."


"짐은 어떡하지?"


"....돈이랑 전화는 주머니에있고, 옷은.... 어쩔수없지, 포기해야지...."


"진짜.... 장난아니다.... 하악.... 하우.... 흐.... 하핫.... 우히히히...."


정신적으로 극한의 상태에 있어서였는지, 우리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참을 그렇게 웃고 난 후, 숲 속 특유의 진한 내음과 주변이 일체 보이지 않는 어둠에 현실감이 되돌아왔다.그 가족한테서 도망친것은 좋지만, 이런 곳에서 조난을 당했다간 그것 또한 대책 안서는 일이었다. 뭐, 여기가 밀림도 아니고 조난까지 당할일이야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는것도 있으니....

"아침까지는 가만히 있는게 좋지않을까? 아까 아줌마 말처럼 곰까지는 아니더라도 들개라도 나오면...."


난 한시라도 빨리 내려가고 싶었지만, 이렇게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무작정 달리다가 다시 그 개울개로 빠지게 되는것도 무서운 일이어서 다 쓰러져가는 낡은 나무에 앉아 쉬기로했다.한동안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에 둘 다 꾸벅꾸벅 졸며 비몽사몽으로 빠져갔다.
.... 팍 하고 눈이 떠졌다. 반사적으로 전화의 시계를 확인한다.새벽 4시를 살짝 넘긴 시간. 주변은 어스름하게 밝아지고 있었다.옆을 보자 카즈야가 없었다. 순간 당황하고 일어나려는데 바로 뒤에 카즈야가 서있었다.


"뭐해?"


"아, 일어났냐?.... 무슨 소리 안들려?...."


작은 소리로 대답한 카즈야는 나무막대를 들고 무언가를 경계하는 듯 했다.


"뭐ㄱ..."

 

"쉿!"


멀리서부터 어렴풋이, 정말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휘파람이었다.... 미키마우스 행진곡....
CD를 내도될 것 같은 멋드러진 휘파람이었다.그러나 우리에게는 그저 공포의 소리일뿐이었다.


"그.... 덩치 큰 남자?"


"그치?.... 찾고있는거야! 우리를!"


우린 또 다시 숲길을 뛰기 시작했다. 해가 조금씩 뜨고 있어서인지 주변이 더 잘 보였다. 허둥대다 구르는 일도 없어서 상당한 스피드로 달렸다.2, 30분은 달렸을까, 제법 넓은 장소에 도달했다.
지금은 쓰이지않는 주차장인 듯했다.마을의 모습이 나무들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고 있었다. 꽤 내려온것같았다.


"배 아퍼!...."

 

카즈야가 말했다. 참기 힘든 모양이었다.낡은 주차장 한켠에 작은 화장실이 있었다. 나도 조금은 가고 싶단 생각을 했지만 덩치 큰 남자가 언제 쫓아올지 모르는 판에 칸 안으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았다.내가 밖에서 망을 보고있는동안 카즈야가 안에서 일을 보기 시작했다.


"휴지가 있기는 한데.... 푸석푸석하고....나방도 붙어있어.... 우엑!.... 없는것보다야 낫지만...."


....투덜대는 것 치고는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있었다.


"....야....지금 누구 우냐?!"

 

카즈야가 큰 소리로 말을 걸었다.


"뭐?!"


"아니.... 뒤쪽에 여자화장실에서 들리는 것 같은데, 여자 우는 소리 안나?"


말을 듣고 나서야 들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여자화장실에서 여자의 우는소리가 들렸다.카즈야도 나도 순간 침묵했다. 누가 여자화장실에 있는건가? 왜 울고있지?


"야, 너가 확인 좀 해주라, 점점 심하게 우는 것 같은데?"


....솔직히 음산하고 싫었다. 이런 산중에서 여자가.낡아빠진 화장실에서 이 시간에 혼자 울고있을일이라고 한다면 뭔가 상당히도 엄한 일이 있었음에 틀림없지 않은가....난 결국 마음을 굳히고 여자화장실로 들어가, 소리가 나는 칸에 대고 말을 걸었다.


"저기.... 무슨 일 있으세요?"


....대답은 없었고, 계속해서 우는소리만이 들렸다.


"어디 안 좋으신 건가요?.... 괜찮으신가 해서...."


점점 우는 소리가 심해질 뿐 대답을 할 기색은 없는 것 같았다.그때였다.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길 위쪽에서부터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나와!!"


난 확신에 가까운 불길한 느낌에 여자화장실에서 뛰쳐나와 카즈야가 있는 칸의 문을 두드렸다.


"왜 그래?!"


"자동차 소리가 나. 혹시 모르니까 빨리 나와!"


"어!? 어어.... 알았어!"


카즈야가 잽싸게 마무리를 한 뒤 청바지를 입으면서 나왔다.


그와 동시에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캠핑카가 보였다.


"젠장 일 났네!!...."


지금 숲을 내려가려고 나갔다간 100%들킬것이다. 남은 방법은 지금 상태에서 유일한 사각지대인 화장실 뒤편으로 숨는것뿐이었다.여자를 신경 쓸 여유가 없어진 우리는 화장실을 빠져 나와 뒤편으로 숨어서 최대한 숨소리를 죽이고 상황을 살폈다.

 

"제발.... 오지마라.... 그냥 가라.... 그냥 가.... 그대로...."


"야, 야. 틀킨거야? 응? 응?"


카즈야가 불안한지 말이 빨라진다. 캠핑카의 엔진소리가 주차장에서 멈춘것이다.차 문을 여는 소리가 나더니 화장실 쪽으로 오는 발소리가 들렸다.우리가있는 화장실 뒤편은 바로 5미터 정도의 절벽이었고 벽에 붙어 겨우 서있을 정도의 공간만이 있었다. 어지간한 일이 없는 한 굳이 이곳을 보려고 할 일은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를 눈치채고 다가온다면 최악의 경우, 절벽을 뛰어내릴 생각도 하고 있었다.뛰어내려도 죽을만한 높이는 아니었기에 못할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볼일만 보고 가라.... 제발...."


우린 그저 숨죽여 기도할 뿐이었다.그런데.... 여자의 울음 소리가 멈출 생각을 안했다.혹시나 여자가 저 미친 가족한테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어떡하지?그것도 그것대로 심각하게 신경이 쓰였다.남자화장실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아빠인것 같았다.


"아~, 좋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아무래도 소변을 보고 있는 듯 했다.이어서 화장실에 들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여럿 들렸다. 쌍둥이 아저씨들인가?울고 있는 여자의 존재는 진작에 들켰을 터였다.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듯한 엄마도
"휴지가 없어!" 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는 아직도 울고불고 있다.이윽고 아빠도 (아마도)쌍둥이들도 모두 화장실을 나간 것 같았다.이상하다.... 여자에 대한 저 가족들의 반응이 전혀 없다....
이어서 엄마도 화장실을 나갔고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멀어져갔다.모를리가 없었을텐데?! 지금도 계속 울고있는데....나와 카즈야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마주보는데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를 기다리자. 곧 올거야."


....누구를 기다린다는건지는 잘 들리지 않았다.아마도 쌍둥이 아저씨들이 뭉그적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이어서 손바닥으로 때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쌍둥이 아저씨들인 것 같은 울음소리가 들렸다.악몽같았다.... 즐거워야 할 히치하이크 여행이 어째서 이 모양이된건지....지금까지는 너무나도 급격한 흐름에 떨기만 할 뿐이었지만 갑자기 저 미친 가족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차라리 저 차를 뺏어서 산을 내려가는 것도 방법 아닐까? 전부 다 때려눕혀서라도....그 덩치 큰 남자가 없는 지금이 찬스잖아?! 기다린다는거 그 남자 말하는거 아냐??"

 

카즈야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나는, 저들이 우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이상 이대로 아무 일 없이 스쳐 지나가는것이 최상이라고 생각되었다. 울고 있는 여자도 신경쓰이고....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면 여자화장실을 다시 들어가 볼 생각이었다.그런 생각들을 이야기했더니 카즈야도 마지못해 납득해주었다.
그렇게 15분 정도 흘렀을때쯤....


"○○야~, 왔네~."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기다리던 사람이 주차장에 도착한 모양이었다.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지만 잘 들을수가 없었다.또 다시.... 화장실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화장실로 다가오는 발소리에 주의를 집중했다.....미키마우스 행진곡.... 그놈이다!....경쾌하게 휘파람을 불면서 덩츠 큰 남자가 소변을 보는 소리가 들렸다.여자화장실의 울음소리가 한층 더 격해졌다.
 
"어째서?!.... 어째서 모르는 거지??"
 
이윽고 울음소리는 단말마의 절규로 바뀌었고 이내 들리지 않게 되었다.무슨 일 났나?! 들킨 건가?.... 덩치 큰 남자는 아직 남자화장실에 있는데....다른 가족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기척도 없었는데....그리고, 휘파람 소리와 함께 남자는 화장실을 나갔다.혹시나 여자가 화장실에서 끌려나간 건 아닌가 하는 걱정에 위험을 무릎 쓰고 화장실 뒤편에서부터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카우보이 모자에 정장을 입은 덩치 큰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여기였지~~!!"


덩치 큰 남자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난 황급히 다시 숨었다.
 
"들켰어??"


카즈야가 막대기를 꽉 움켜쥐었다.
 
"그러게, 맞다."

 

 "큰 죄를 지었지."


아빠와 엄마의 목소리. 쌍둥이 아저씨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울고불고 아주 난~리였었지~~!!"(덩치 큰 남자)


"응, 응!"

 

"울었어! 울었어! 회개한거지! 할렐루야!!"(엄마와 아빠)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아무래도 우리 얘기는 아닌 것 같았다.잠시 뒤, 차의 엔진소리가 들리더니 주차장을 나가는 것 같았다.주변은 이제 완전히 날이 밝아있었다.그 가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한 뒤에, 난 여자화장실로 달려갔다.모든 칸을 열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열쇠도 모두 부서져있었다.
 
"말도안돼...."


나중에 들어온 카즈야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 너도 중간부터 알았을 거 아냐.... 처음부터 없었어...."


둘이 똑같이 환청이라도 들었다는 건지....하긴, 그 가족들이 울음소리에 대해서 일절 반응하지 않았던것도 그 증거가 된다면 되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선명하게 들리는 환청이 있나?
 
주차장에서 오르는 길도 내려가는 길도 차도가 있고 그 길을 따라가면 분명히 국도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자칫 캠핑카하고 다시 마주칠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숲길을 따라서 가기로 결정했다. 마을도 그리 멀지 않은 듯 하고, 우린 아무 말 없이 숲을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고 나서, 무사히 국도에 닿을 수 있었다.하지만 갈아입을 옷도, 가져왔던 짐도 없었다.그때 머리에 떠오른 것은 그 친절한 편의점 사장님이었다.도로는, 도시만큼은 아니지만 아침이 된 덕에 교통량이 늘어있었다.그런 꼴을 겪고도 또 히치하이크를 하는 건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어찌어찌 트럭 한 대를 세워 신세를 질 수가 있었다.
 
기사아저씨는 우리 모습에 꽤 곤혹스러워했지만 사정이야기를 했더니 흔쾌히 태워주셔서 고마웠다.
사정이라고 해도, 그 일을 그대로 이야기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캠프중에 산에서 길을 잃었다고 둘러댔다.그 아저씨도 그 편의점을 알고 있었으며 자주 들른다고 했다.
 
한 시간쯤 뒤에 편의점에 도착했다.사장님은 캠핑카를 알고 있을 터였기에 우리가 겪었던 일을 이야기했지만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사장님은 미심쩍은 표정이 되었다.
 
"캠핑카?....글쎄.... 난 그때 너희가 갑자기 가게를 나가더니 도로를 따라 걷길래 말렸거든.
태워달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그냥 걸어가기로 한건가 싶어서.그런데 한 10미터 정도를 따라가면서 말을 거는데도 너희가 계속 무시하고 걷길래 나도 좀 기분이 안 좋아져서.... 말았지 뭐.... 근데 어떻게 됐다구?"
 
어떻게 된 일인건지.... 우리는 분명, 그 캠핑카가 편의점에 서서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모습까지 봤었는데.... 게다가 계산한 건 사장님이었는데....사장님 말고도 또 한명 알바생이 있었는데 지금은 시간이 아닌건지 보이지 않았다.
 
"이 사람도.... 한패인가??...."


불안감이 마음을 스쳤다. 카즈야와 눈빛을 교환했다.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카즈야가 말을 꺼내더니 날 화장실로 데려갔다.
 
"어떻게 생각해?"


"(사장님이)거짓말 하는건 아닌것 같긴한데.... 혹시나 한패면 어떡하냐는거잖아.....근데 한패라고 해도.... 그렇게까지 번거로운 수를 쓸 필요가 있나?다 미친건지.... 아무튼 석연치가 않긴해.... 야.... 그럼.... 아까 타고 온 트럭 아저씨한테 잘 말해서 좀 더 태워달라고할까?"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이야기를 마치고 화장실을 나가려고 한 그 순간
화장실 안쪽 칸에서 물을 내리는 소리와 동시에.... 미키마우스 행진곡이 들렸다....해가 밝게 떠 있는 이유도 있던것인지, 두려움보다는 분노가 치밀었다.
 
"이리 나와!! 임마!!"


카즈야가 문을 걷어찼다.
 
"으앗!?.... 왜, 왜 그러시는데요??...."


교복을 입은것이 이 지역 고등학생인 것 같았다.


"아! 아니, 아니.... 미안해, 미안해.... 하핫....."


자기도 당황하며 멋쩍게 웃는 카즈야. 다행히 화장실 바깥까지는 소리가 나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학생에게 사과하고 사장님과 기사아저씨가 있는 카운터로 갔다.
 
"음.... 사장님께 부담드리기도 그렇고.... 아저씨께서 마을까지만 좀 태워주시면 안돼요?"


카즈야는 부탁과 함께 아저씨가 피우던 것과 같은 담배 한보루를 카운터에 올려놓았다. 아저씨도 OK해주었다.
 
그 일가족의 일을 경찰에 가서 말할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어이없고 비현실적인 그 일을 우리도 빨리 잊어버리고만 싶었다. 가방에 넣어두었던 옷과 짐들이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트럭아저씨와 방향이 같은것이 행운이었다.선물한 댐배 한보루에 즐곧 기분이 좋은 듯 했다.
 
어느 틈에 우리는 잠이 들어있었다. 눈을 떠보니 트럭은 휴게소에 서있었다.아저씨가 야키소바를 우리것도 사다주셔서 차 안에서 먹었다.차가 출발하고 카즈야는 다시 잠들었다. 난 창 밖을 바라보면서그 악몽같던 시간을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도대체 그 사람들은 뭐지?.... 화장실에서 울던 여자는?....
 
'....!!?....'
 
난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반사적으로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왜그래?"

 

기사아저씨가 물었다.


"....세워주세요...."

 

 "뭐?"


"여기서 내리려고? 마을 가려면 아직 멀었는데?"


의아해하면서도 아저씨는 트럭을세웠다. 소란스러웠는지 카즈야도 일어났다.
 
"왜 그래?"


"저거 좀 봐봐...."


내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보고 카즈야는 말을 잃었다.


버려진 듯한 낡은 휴게소에, 그 캠핑카가 서있었다....틀림없었다.... 색, 모양, 앞에 새겨진 십자가까지.... 그런데 무언가가 이상했다. 차체가 마치 몇 십년은 지난것처럼 너덜너덜해져 있었고 타이어는 다 터져있었으며 창문도 다 깨져있었다.
 
"....죄송한데요. 5분, 5분만 기다려주세요. 얼른 다시 올게요."


아저씨께 그렇게 말하고 트럭을 갓길에 세워둔채로 우린 캠핑카로 향했다.
 
"어떻게 된거야 이거...."

 

카즈야가 말했다.... 내가 묻고 싶은 말이었다.가까이서 확인해보아도 분명히 그 가족의 캠핑카가 확실했다. 하늘도 밝았고 주변에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도 들려와서 안심이 된 것인지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컸다.
 
있는대로 녹이 슨 문을 열고 냄새가 심하게 나는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야!, 야!.... 저거!.... 우, 우리 가방 아냐?!" 카즈야가 소리쳤다.확실히.... 우리가 차에 두고 도망친 가방 두 개가 놓여있었다.하지만 차와 마찬가지로 몇십년은 방치 되어있던 것처럼 낡아있었고, 옷이나 일회용품 등 가방의 내용물 역시 낡아있었다.
 
"뭐야.... 어떻게 된거야...."

 

또 한번 카즈야가 중얼거렸다. 뭐가 어찌 된 것인지 더 이상 머리가 제대로 굴러가지도 않았다.
좌우간 이 기분 나쁜 캠핑카에서 당장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야, 가자! 가자!" 카즈야도 떨고 있었다.
캠핑카에서 막 나가려고 하던 그때, 가장 안쪽 문 안에서 달그락 하는 소리가 났다.
문은 닫혀있었다.... 열어볼 용기는 없었다....우리는 당시 두려움에 거의 패닉상태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그때의 소리를 제대로 들었던 것인지 아닌지 지금에 와서는 아리송한 생각도 든다.어쩌면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착각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분명히 들렸었다. 가장 안쪽의 문 너머에서 났던 그 소리....
 
"....마마~!"
 
우리는 비명을 지르며 트럭으로 뛰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기다리고 있던 기사아저씨의 얼굴도 파랗게 질려있는 것이었다. 말 없이 트럭을 출발시키는 아저씨.
 
"무슨 일 있...."

 

 "무슨 일 있었나요?!"


아저씨와 내가 동시에 말을 꺼냈고 잠시 뒤에 아저씨가 말을이었다,


"그....어쩌면 내가 잘못 본 걸 수도 있는데.... 저 차....너희 말고 아무도 없던 거 맞지?.... 아니, 있을리가 없기는한데.... 아니다, 됐다."


"왜 그러시는데요?? 말해보세요!"

 

카즈야가 캐물었다.
 
"아니, 그.... 언뜻 뭐가 보인 것 같아서 말이야.... 그.... 카우보이들 모잔가 그게? 그런 비슷한거 쓰고 있는.... 형체인지 그림자인지.... 보인 것 같았거든.그래서 순간 오싹해가지고 있는데 귓가에 갑자기 휘파람소리가 들리는거야...."


"....어, 어떤.... 소리였는데요?.... 그 휘파람...."


"음.... 들은적은 있는 것 같은데 이름은 모르겠는....삣삐비- 삣삐비- 삣삐빗비비~♬.... 핫! 아니야 아무것도.... 피곤했나 보다."


아저씨는 웃고 있었지만.... 아저씨가 분 그 휘파람은....미키마우스 행진곡이었다....30분 정도 우린 말없이 달렸다. 그리고 시내가 가까워졌을 무렵 난 계속 마음에 담아두었던 의문을 아저씨에게 물어보았다.


"그.... 처음에 저희 태워주셨던 국도 근처에요.... 산.... 있잖아요...."


"음.... 어, 그런데?"


"거기서 예전에 무슨 사건 같은 거.... 없었나요?"


"사건?!.... 글쎄.... 모르겠는데? 산이 서너개 연달아 붙어있어서....아! 근데 아마 그쪽 어디산에서 여자 하나 살인사건 있었다는 말도 있는 것 같던데....뭐 그런거? 그런거 말고는.... 멧돼지가 어쨋네하는 정도지 뭐, 무서워,야생멧돼지."


"그, 여자가 죽었다는..."

 

"화장실인가요?!"


카즈야가 내 말을 자르며 물었다.


"응? 아, 으응.... 아네?"


시내까지 데려다 준 아저씨께 감사표시를 하고 안도감에서 였는지 그 날 밤은 호텔에서 죽은 듯이 잤다. 그리고 이틀 뒤, 우리는 신칸센을 타고 집으로 돌아와있었다.가능하면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악몽같은 그 시간이 가끔 뜬금없이 떠오르곤한다. 그 가족은 도대체 누구였는지, 실제 존재했던 정신나간 사람들이었는지. 환상이었는지. 아니면 또 다른 존재였는지....화장실에서 분명히 들려왔던 여자의 울음소리는 뭐였는지....너덜너덜해진 캠핑카.... 똑같이 너덜너덜해진 우리 가방은 무얼 의미하는건지....


"슴!슴!슴!슴가를 다오~♬ 우훗! 우훗!"


어제의 단체미팅이 끈난 뒤의 성과가 좋았는지, 카즈야가 기분이 좋아보인다. 가끔 만나서 같이 노는 관계는 지금도 여전하다. 이 녀석의 꾸미지 않는 밝은 성격 덕분에, 그 지옥 같던 시간의 기억에서도
조금은 힘을 얻은 느낌이 든다.....카즈야는 아직까지 캠핑카를 보기가 무서운 모양이다.... 나는 그 미키마우스 행진곡이 트라우마가 되어버렸다.


딴따단 딴따단 딴따단따단~ 딴따단 딴따단 딴따단따단~


어제 단체미팅 막판에, 여자애 중에 그 음악이 벨소리인 애가 있어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지금도 그 일가족.... 특히 그 덩치 큰 남자의 휘파람이 꿈에 들릴 때가 있다....


퍼온글 출처: http://blog.n★ver.com/PostView.nhn?blogId=family08&logNo=110187412317
원글 출처: https://ma.horror-666.net/article/4240319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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