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괴담] [번역괴담] 전 남자친구(元彼)
IP :  .100 l Date : 18-05-16 16:35 l Hit : 4271
지금의 여친과 사귀기 시작한 초창기의 이야기.

당시 나냔은 학생이고 여친은 취업해서 혼자 살고 있었어.
자연스럽게 반 동거상태로 여친 방에 얹혀 지내는 일이 많아졌어.

여친은 나냔보다 앞서 사귀던 남자가 있었어.
그 자식은 아직 여친을 잊지 못했는지 끈질기게 전화를 걸어오거나 방문 앞에서 죽치고 기다리는 경우도 있댔어.

「내가 그 자식과 얘기해 볼까?」
라고 물었더니

「안돼 안돼, 그 사람은 덩치도 커서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그럼, 경찰에 알리는 게 좋지 않을까?」

「응, 그래도 한때 사귀었던 사람인데 범죄자 만들순 없잖아.」

여친에게 위해를 가하는 경우는 없다니 더 이상 강요할 순 없었어.



추석(오봉, 일본의 양력 8월 15일경) 연휴가 되어 여친은 고향집으로 일주일간 다녀오기로 했어.

「나 없는 사이에 여기서 지내도 돼.」
그렇게 말하더라.

나냔도 고향에 돌아가면 되지만 마치 나 혼자 독신생활을 시작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신이 난데다 게임기도 갖다 두었기 때문에 염치불구하고 신세지기로 했어.

그날은 여친의 생일 전날이었지만 고향에 돌아가 있으니 축하할 수도 없어서 메일로라도 하자 싶어 밤12시에 딱 맞춰 축하메일을 보내기로 했어.

밤까지 계속 게임을 하고 있었고, 더워서 에어컨을 켠 상태였지만 불은 끈 채 게임기가 연결된 텔레비전의 불빛뿐이었어.

한창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데,

「딩동」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어.

시계를 보니 11시 반.
누구야! 이런 시간에,, 하고 생각은 했지만 집주인도 아니니 그냥 못들은 척 했지.

「딩동 딩동 딩동」

‘상식도 없는 녀석이네, 지금이 몇 시라고 생각하는 거야?’

「딩동 딩동 딩동 딩동 딩동 딩동」

‘집요하군, 아무도 없다구!’

「쿵쿵 쿵 쿵쿵,, 어이 〇〇〇, 나야 나, 집에 있잖아?」

!!! 그 자식이다 !!!

아뿔싸, 여친의 생일이라서 축하하러 왔나봐. 들키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어쨌든 잘 넘어가보자!

게임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컨트롤러를 쥔 채 꿈쩍도 않고 포기하고 돌아가기를 기다렸어. 녀석은 꽤 끈질겼지만, 밤 12시를 지났을 무렵 저벅저벅 발소리가 멀어지는 게 들렸어.

아마도 날짜가 바뀌는 동시에 축하하고 싶었던 모양이야. 이제 괜찮겠지 싶어 여친에게 메일 보내려고 스마트폰을 들었어.

「삐걱삐걱, 삐걱삐걱」

창문 쪽에서 뭔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나냔은 오싹해졌어.

이거 실화냐? 베란다로 올라 올 작정인가!
이 방은 2층이어서 배관을 타면 쉽게 오를 수 있어.

엉겁결에 TV를 끄고 침대 그늘 쪽에 숨었어.
그 직후 탕,, 소리와 함께 실루엣이 커튼에 비쳤어. 실루엣은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더니 커튼 틈새로 안을 들여다보려는 모양이었어.

「쿵쿵 쿵,, 있잖아? 열어 줘!」

녀석은 작은 소리로 부르고 있었어.

어떻게 있는 줄 알지?
아아! 에어컨을 계속 틀어두었으니! 베란다에서는 실외기가 붕붕 돌고 있겠네. 맙소사!

몇번이고 몇번이고 창문을 두드리며 불렀지만 전혀 움직임이 없으니, 더 이상 참기 힘들었던지 덜커덕, 하고 창틀을 들기 시작했어.

이 정도로 창문이 빠질 리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심장은 두근두근하더라.
아무리 해도 안 열리니까 포기한 듯 쾅, 하고 창문을 두드리고는 녀석은 다시 삐걱거리며 배관을 타고 내려갔어.

잠시 정적이 이어졌어.

베란다까지 올라온 녀석이 이정도로 포기할 리가 없지. 조심조심 현관으로 가서 도어스코프로 밖을 내다봤어.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렌즈에는 남자의 옆얼굴이 가득 비치고 있었어.
놈은 문에 귀를 대고 엿듣고 있었던 거야.
나냔은 꼼짝도 못하고 렌즈에서 눈을 뗄 수도 없었어.

놈은 잠시 안의 사정을 살피더니 천천히 몸을 수그리며 웅크렸어.
잠시 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우편함이 열렸어.

허걱! 아무리 우편함에 우산이 붙어 있다고는 하지만, 바로 정면은 보이지 않더라도 아래쪽은 들여다볼 수 있어.

눈치 채지 못하도록 발을 조심조심 들어 살짝 벽에 붙었어.
그러자 이번엔 우편함 쪽에서 끼기긱,, 하더니 손이 쑥 들어오더라.

어디서 갖고 왔는지 손에는 L자로 구부러진 자 같은 막대기를 쥐고 있었어.
이 자식은 대체 어쩔 작정인거지?
녀석의 손을 째려보고 있었어.

손은 능숙하게 움직이더니 막대기가 열쇠 쪽까지 쭈욱 늘어났어.
나냔은 그 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
막대기는 몇 번이나 열쇠를 스치면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어.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어.
숨을 죽이고 녀석의 이상한 모습을 계속 쳐다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체력은 거의 한계에 이르렀어.
열쇠가 열리는 건 시간문제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나냔은 필사적으로 생각했어.

경찰에 전화 할까?
경찰이 오면 어떻게 설명하지?

녀석은 잡힐까?
아냐, 놈은 나냔이 수상한 놈이라고 할 것이 틀림없어. 그럼 경찰에게 뭐라고 변명하지?

녀석은 도망갈까?
나냔은 녀석을 알고 있어. 경찰에 연행되면? 여친은 어떻게 생각할까?

차라리 싸울까?
녀석은 나냔을 보면 틀림없이 미친 듯 화를 내겠지?

나냔이 이길까?
부엌에 칼이 있어.
그런 걸 손에 쥐게 되면 절대로 찌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거 아냐?

어떡하지? 어떡하지?
나냔은 패닉에 빠졌어.

아무리 생각해도 최선의 방안이 떠오르지 않아.
몇 번이고 오르내리던 막대기는 확실히 열쇠부분에 도달했어.

초조와 공포와 피로가 극에 달한 나냔은 결단할 수밖에 없었어.

나냔은 막대기를 든 손을 위에서 힘껏 발로 찍었어.
동시에 걸리지 않은 도어체인을 신속하게 걸었고.
녀석은 당황했던지 우편함 쪽에서 손을 빼내더라.

주위는 쥐죽은 듯 조용해졌어.
그러나 다음 순간 쾅!!!!!!! 하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아파트 전체에 울렸어.
녀석은 분노로 문을 발로 차기 시작한 거야.

나냔은 망연자실한 나머지 현관에 주저앉아 흔들리는 현관문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어.
쾅!!! 소리가 날 때마다 몸이 벌벌 떨리더라.

요란한 소동이 벌어지는 가운데 어딘가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아파트 주민이 무슨 일인가 하고 나온 모양이었어.
순간 녀석이 복도를 뛰쳐나가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알 수 있었어.

도어스코프를 들여다보니, 벌써 거기에는 아무도 없더라.

그 정도로 시끄러웠으니.
수상한 사람이 있다며 누군가가 (경찰에) 통보하겠지.
녀석도 그렇게 생각했음에 틀림없어.
틀림없이 오늘은 더 이상 안 올 거야.

나냔은 벌러덩 침대에 쓰러졌어.

다음날 고향에서 돌아온 여친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신속하게 이사하도록 당부했어.
다만 여친의 기분을 생각해서 어젯밤의 사건을 모두 말하진 않았어.

이사와 동시에 여친은 휴대폰도 바꿨어.
원래 아파트와는 다른 동네로 이사했지만, 어떠한 방법으로 새집을 찾아낼지도 모를 일이야.

어딘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될런지도 모르지.
사람들 속에 나설 때는 무섭지만 아직 그 자식과 마주친 적은 없어.

출처: https://matome.naver.jp/odai/2148280015638560101?&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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