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괴담] [번역괴담] 깽깽 할머니
IP :  .151 l Date : 18-06-08 11:18 l Hit : 2305
깽깽 할머니(ケンケン婆あ)

어린 시절 가까운 산이 놀이터였던 나는, 매일같이 근처의 또래 친구와 함께 그 산에서 놀았어.
이 산의 등산로(작은 산이라 산책로에 가까웠어)와는 별도로 짐승들이 다니는 길과 덤불을 곧장 가로지르면 그 앞에는 수수께끼의 폐가가 있어서 우리 입장에서 보면 최고의 놀이터였어.

작은 산이다 보니 우리는 길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을 모두 훤히 꿰고 있었지.
산은 어떤 의미에선, 우리가 조직의 총수로서 휘어잡고 있는 독무대였어.

그러나 우리에게도 천적이 있었어. 그것이 바로 「깽깽 할머니(깨금발로 뛰어다니는 할머니란 뜻)」였어. 폐가에 살고 계신 걸로 보이는 나이 드신 부랑자인데 이름 그대로 한쪽 다리가 없었어.

깽깽 할머니는 우리를 간섭하는 건 아니었지만 우리가 산에서 놀고 있을 때 자주 눈에 띄어서 기분 나빴어.
하지만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는 좋은 소재였던 것도 분명해서, 우리끼리는 얼마나 깽깽 할머니의 생태를 알고 있는지, 얼마나 깽깽 할머니가 눈치 채지 못하게 접근할 수 있는지가 우리 사이에선 일종의 지위처럼 되어 있었어.
내가 아는 한은 우리와 깽깽 할머니가 서로 말을 걸어본 적은 전혀 없었어.

어느 날 우리는 숨바꼭질을 하기로 했어.
숨을 수 있는 범위는 산 전체.
굉장히 광범위한 듯 들리지만 사실 이 산에서 제대로 숨을 수 있는 범위라는 건 극히 한정되어 있었어.
말하자면 술래는 숨을 수 있는 곳을 단지 순찰만 하면 되는, 숨는 쪽에서는 거의 운에 맡겨진 놀이였어.
그래서 나는 「단골 은신처」 중 하나인 폐가에 숨기로 했어.

폐가의 벽에는 녹슨 함석 판자를 대어놓았는데 나는 그 함석판 밑에 숨어 있었어.
귀을 기울이고 있으니 「○○짱! 찾~았다!」라는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와서 그 목소리의 방향으로 미루어 지금 술래가 어딨는지를 짐작하면서 두근두근 거리고 있었어.
그래서 술래가 점점 다가오자, 저쪽으로 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슬슬 다음은 내차례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

「깽깽 할머니가 기지 쪽으로 갔다~~!!」
라고 술래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어.

‘기지’라는 건 내가 숨어있는 폐가를 말해(우리는 비밀기지라고 불렀지).
‘하지만 이건 거짓말로 숨어있는 녀석들을 꾀어내려는 술래의 작전인지도 모르고, 만약 정말이라면 깽깽 할머니를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영웅이 될 수 있는 기회야.’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그대로 숨어 있었어.

타박 타박 타박

마치 깨금발로 뛰는 듯한 발소리가 들려 온 것은 그 때였어.
이 시점에서 이미 후회막급 ㅠㅠ.

타박 타박 타박

한쪽 발로 뛰며 나뭇잎을 밟는 소리가 이제 폐가의 바로 앞, 나에게서 5미터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다가오고 있었어.

잡히면 죽는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서, 나는 이미 완전 쫄아 있었어.

거기서 나는 가만히 있었으면 되었을텐데 갑자기 은신처에서 튀어나와 전속력으로 달아나는 쪽을 택했어.

뛰어나가자마자 깽깽 할머니는 절대 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필사적으로 친구들이 있는 곳까지 달아났어.

그리곤 사정을 잘 모르는 친구들을 끌고 가다시피 해서 하산.
거기에서 처음 자세한 사정을 모두에게 설명했어.

하지만 역시 그 공포는 직접 경험한 본인 밖에 모르지.
오히려 친구들은 그렇게 가까이 깽깽 할머니에게 접근한 것을 진짜 진짜 추켜세우는 상황,
나도 어린아이였기 때문인지 바로 그 분위기에 편승해서 공포 따위 어느새 잊어버린 채 다소 과장을 섞어 자랑해 댔어.
(실제로는 깽깽 할머니의 모습은 보지도 않은 채 도망치듯 돌아왔으면서)

하지만 그 말을 옆에서 듣던 울 엄마.
앞으론 그런 위험한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엄청 혼났어. 나 엄청 울었다니까.

그날 밤 엄마는 다른 부모님과 이웃 어른(부녀회의 사람들), 게다가 이 산의 소유자분까지 모아서 회의를 열었어.
아무튼 어린이 놀이터 부근에 부랑자가 지내는 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위험하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나가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상 좋지 않으니 부랑자에게 나가달라고 요청하기로 결정했어.

다른 어른들은 산에 부랑자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지 모두들 금방 동의했다나 봐.
원래부터 그 산은 사유지였기 때문에 이야기도 빨리 진행이 되었고, 소유자 분을 앞세워서 줄줄이 산으로 향했어.

하지만 결국 만나지 못한 듯 1시간 만에 돌아오셨어.
폐가의 입구에 퇴거요청서만 붙여두고 돌아왔다나 봐.

그런데 여기서 어른들은 의아한 얼굴로 정말로 부랑자가 거기 살고 있는 게 맞냐면서 우리에게 물어보시더라.
우리 아이들에게는 생각도 못했던 질문들.

우선 그 폐가는 지붕과 벽의 절반이 썩어 무너진 상태여서 아무리 부랑자라고 해도 도저히 사람 사는 곳은 아니라는 거야.

온기를 유지하기는커녕 비바람도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상태라는 거였어.
누군가 살던 흔적 같은 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하고.

게다가 그 폐가가 위치한 장소가 더 수수께끼였어.
이 글 앞에서 그 위치를 「짐승 다니는 길과 덤불을 곧장 가로지른 그 앞」이라고 썼지만, 도중에 꽤 짜릿한 절벽과 철책으로 가려진 곳이 있어서 보통 사람이 찾아오기에는 힘든 곳이야.
(우리는 매일같이 철책 말뚝 위를 올라가고 있었던 거지)
하물며 한 쪽 다리밖에 없는 노파가 매일 오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던 거야.

또 어른들은 아무도 깽깽 할머니를 본 적이 없었어.

특히 산기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목격했을 텐데, 그 누구도 본 사람이 없었어.
단언할 수 있지만 그 산에서 자급자족하는 것은 불가능해.

그런 지금까지 생각지도 못한 의문에 당황하고 있을 때, 아빠가 돌아오셨어.
이야기를 듣고 난 아빠는, 곧바로

「뭐야 그 할머니, 아직 있었나……」

처음으로 만난 우리 이외의 목격자였어.

아빠가 몇 군데 전화를 걸자 근처 아저씨들이 두 사람 정도 오시더라.
아빠를 포함한 세 분 모두가 같은 세대의 동네 분들로 어릴 적 자주 이 산에서 놀았다는데, 우리들처럼 깽깽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었대.

무려 「깽깽 할머니」란 호칭은 이때부터 있었다는 거야.
그리운 듯 추억을 이야기하는 세 분이었지만……

여기서 산에 들어가기 전부터 입을 다물고 계셨던 산의 소유자분이 「실은……」이라며 입을 열었어.

그 분은 이른바 ‘지주님’ 집안인데 그 분의 할아버지 대에 첩을 들였었나봐.
그런데 어느 날 그 여자 분이 사고인지 뭔지로 한쪽 다리를 잃게 되었대.
그것이 원인이 되어 그 여자 분과 소원해진 지주 어르신은 여자 분을 집에서 쫓아내서 자신의 소유로 있던 산에서 살게 한 모양이야.

그 이후 계속 산에서 살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죽었다는 이야기는 아무도 들은 적이 없었대.
하지만 그게 정말이라면, 깽깽 할머니는 이미 150세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되어버려.

게다가 그 흉가도 원래 무슨 용도로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30년 전에는 산을 정비하기 위한 도구 보관 창고로 사용되고 있었고, 그 시점에서는 이미 아무도 살지 않았다는 거야.

아까까지 떠들던 아저씨 세 분도 부녀회 사람들도 이 이야기를 듣고 경악하셨어.

지주 아저씨가 불쑥,
「내일, 신사에 부탁해서 제령을 해달라고 해야겠어.」
라고 하시자 모두들 조용히 듣고만 있었어.
평소 활기찬 우리 엄마 아빠도 조용히 계시더라.

그 뒤론 우리는 깽깽 할머니를 본 적이 없었어.
우리가 만났던 그 할머니는 대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고 있어.

과연 150세를 넘은 늙은 귀신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의 영혼이었을까.
다만 아직도 그 「타박 타박」 하던 발자국 소리를 잊을 수가 없어.

지금도 그 산에서 귀를 기울이면 어딘가 멀리서 이쪽을 향해 깨금발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어.

출처: http://syarecowa.moo.jp/100/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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