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괴담] [번역괴담] 신사의 여자아이
IP :  .148 l Date : 18-06-18 15:07 l Hit : 2350

신사의 여자아이(神社の女の子)


친구들과 교토의 산 쪽에 있는 신사에 갔어.

비교적 유명한 곳이라 우리 말고도 관광객은 많이 있어서 분위기도 밝았는데 조금 이상한 여자아이가 눈에 띄더라.

눈이 마주치고 나서부터는 왠지 우리를 따라오는 듯한 느낌이었어.
뭔가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긴 한데 목소리가 멀어서 잘 안 들리는데다
무엇보다 뿅~하고 한번 점프하는데 엄청 멀리까지 뛰는데도
함께가던 친구들은 그 여자아이를 눈치채지 못하는 모양이어서
아아~ 사람이 아닌가보다 하고 생각하게 됐어.

나냔은 영감 같은 건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날 만난, 분명히 인간이 아닌 그 여자아이는 별로 무섭지가 않더라구.

신사까지 냇물이 바로 옆을 지나는 산길을 걷는데 그날따라 날씨도 너무 좋았고
굉장히 경치가 좋았달까 분위기가 너무 좋은 느낌이어서
"여기 진짜 좋지 않니?"하고 친구와 얘기하는데 '그렇지, 그렇지'하며 여자아이는 기쁜 듯이 통통 튀어 돌아다니더라.

신사 자체는, 옛날에는 저주(※[丑の刻参り] 축시(새벽1시~3시까지)에 신사를 참배하며 남을 저주하던 일)하러 온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고, 걸려있는 에마(소원을 적은 판자)도 '누구누구가 헤어지도록 해주세요~' 같은 시덥잖은 내용만 잔뜩이라 좀 무서운 곳이라는 소문을 들었던 것 치고는 의외로 상쾌하고 예쁜 곳이었어.

신사를 둘러보고 나서 보니 바로 옆 냇가에서 대학생쯤 되는 일행들이 발을 물에 담그고 철벅거리며 놀고 있더라.

날씨도 더웠던데다 냇물도 그 근처는 겨우 발목 정도 밖에 오지 않는 얕은 곳이라 재밌을 것 같아서 친구들과 발담그러 내려갔는데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발을 담그니 그렇게 더운 날이었는데도 냇물은 무척이나 차가워서 얼얼할 정도였어.


실은 2년쯤 전부터 왼발 가운데 발가락이 무좀 때문에 짓물러서, 몇군데 피부과에 다녀봤지만 전혀 낫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남들처럼 샌들도 신지 못하고 계속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걸 본 그 이상한 여자아이가 뜬금없이 낫게 해 주겠다며 이야기를 걸어오더라.

낫게 해 줄테니까 조금더 냇물 속에 발을 담그고 있으라고 해서 뭐 바쁠 것도 없고 친구들도 물놀이가 즐거운 듯 보여서 '신사 옆의 강이라 물이 깨끗한건가' 하는 태평스런 마음으로 냇물을 찰박찰박 걸어 돌아다녔어.

관광차 온거라서 그 뒤에도 신사나 절 같은데 돌아볼 예정이어서 거기서 실컷 놀고나서는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여자아이가 도중까지 따라오더니 '벌써 가는거야? 또 오는 거지?'라며 아쉬운 듯 몇번이고 말을 걸어 오더라.

나냔이 뭔가 마음에 든 걸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친구가 "좋은 곳이었어-"라고 하길래 "그래 다시 오고 싶네."라고 대답했더니, 여자아이는 '정말? 정말이지?'라고 몇번이나 말하더라.

그런데, 정말로 그날부터 그렇게 짓무르고 문드러졌던 발가락이 정말 깨끗해졌어.
 
매일밤 가려워서 긁다가 쥐어뜯어 버리기 일쑤여서 이불에 피가 묻기도 했는데 다음날 아침에도 호텔 시트는 깨끗한 채로였고 조금도 가렵지 않았어.

단지 며칠만에 흔적도 없이 나아버리니 정말로 신사의 냇물이나 아니면 그 여자아이가 낫게 해준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

정말 감사한 일이긴 하지만 이거 정말로 조만간에 다시 그 산에 가야하는 걸까...

나냔이 이기적이라 할 진 모르겠지만 자주 교토 여행 할 만큼 그리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간다 하더라도 꽤 깊은 산 속이라 그때 여행을 함께 해 준 친구가 가고 싶어 하지 않을 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혼자 가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고민중이야.....

출처: https://matome.naver.jp/odai/2148739207650401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