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경험] 오늘 꿨던 꿈이야기
IP :  .155 l Date : 18-09-14 09:49 l Hit : 5544
물이 깊고 어스름한 색, 살짝 비릿한 강물 냄새, 그리고 물 위에는 약간 녹조도 있었고 가장자리에는 절벽에 바위도 있었어.

중국같기도 하고 한국같기도 한 흔한 아시아 풍경인데 주변에 흔한 건물이나 사람의 흔적이 없는 곳이었어.

아마 몇 백년 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산 속 어딘가의 펼쳐진 강 풍경이 아마 이렇겠지라고 생각될 만큼 장엄하고 음침했어.

옛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보고 그림을 그렸구나 우리가 어릴적 배우던 그림 속 실제 모습은 이랬구나 라고 생각이 들더라고.

영감이라곤 쥐뿔도 없는 나 조차 음기가 장난이 아니다라고 생각될 만큼 음울하고 아름다운 풍경이었어.



왜 그랬는지 몰라.

강물에서 수영해야지 생각하고 첨벙첨벙 들어갔는데 비릿한 강물 냄새가 났어.

돌에 낀 이끼 냄새, 코 속까지 스며드는 물 비린내

아 민물냄새다 익숙하지..나 이 냄새 때문에 강에서 노는거 안 좋아하는데...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하며 자유형으로 왕복이나 하자 마음먹었지.


수경은 안 썼지만 앞이 뿌옇긴해도 시야가 어느 정도 보였고 흐릿하게나마 사물을 분간 할 수 있었어.

고요하고 아무도 없고 오직 첨벙거리는 물소리와 숨 쉬면서 터지는 기포와 방울 소리 그리고 적막밖에 없었어.

모든 소리와 시선이 나한테 집중되어 있는 불편하고 아름다운 평화랄까.

분명 아무도 없지만 누군가 같이 있는 느낌이었어.

 

한 참을 그렇게 몰입해서 첨벙첨벙 수영 하다가  저 끝 절벽 바위 쯤?

무엇인가 보였어.

뭔지는 모르겠지만 물 속에 이상한게 있다는 직감이었지.

가까이 가서 보니, 길게 실이 수십가닥 늘어져 있었고 그 끝에는 사람 이가 달려 있었어.

아주 크고 뿌리채 뽑힌 어른 이...

그것도 수 십개가 대롱대롱 달려서 물살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고요하게 있었어.

그것들이 일렁이는 물을 타고 조개 마냥 살랑이는데...문제는 뿌리까지 뽑힌 뻐드렁니들이었어.



쉽게 생각하면 우리 어릴때 이 뽑을 때 실에 묶고 당겨서 뽑아주잖아.

아주 긴 실에 묶인 이가 엄청 많았어.

근데 아이들 이가 아니라 어른이처럼 크고 단단한것들이었지.

난 만져서도 안되고 봐서도 안되는걸 본 느낌이었어.

순간 나를 감싸던 미지근하고 따뜻했던 물이 순식간에 차가워진 느낌을 받았어.

이런...소름끼치고 무서워서 얼른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지.



나오면서도 여기 왜 내가 있지?

수영해도 강물 수영이니 깊은 곳은 무서워서 안해야지 생각하는 사람인데...

꺼림직하고 무서웠어.

하지만 별일 없길 바라며 얼른 여기를 뜨자는 생각밖에 없었어.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아무에게 말하지 않은채 그대로 친구들을 만나러 갔지.

근데 머리속에는 강 속에서 본 실가닥과 누런 이 밖에 생각이 안나는거야.

누군가에게 말해서 도움을 청해야한다는 마음과 절대 입밖에 내서는 안된다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던 것 같아.

근데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도 답이 없기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했어.




씻고 친구들을 만나러 간 포장마차에서 한 참을 재미있게 놀고 떠드는데,

유독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설치는 남자 선배가 쉴새없이 떠드는거야.

그 선배를 A선배라고 할게.

그날 따라 기분도 음침하기도 해서 차라리 저렇게 떠들어 주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기위안하며 기분이 좀 가벼워졌지.

괜히 그런 날 있잖아.

누군가라도 쉴새없이 떠들어주면 고마운 날.



A 선배는 잠깐 담배피러 나간다고 해서 자리를 뜨고 남은 사람들끼리 별 시덥지 않은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

갑자기 문뜩 주황색 비닐 포장마차 벽면에 눈이 갔는데

강물 속에서 봤던 형태와 아주 비슷하게 실가락들 끝에 담배 꽁초가 몇 십개 줄줄 늘어져서 달려있었어.

저게 왜 저기 있지라는 생각보다 갑자기 본능적으로 모른척해야한다는 생각,

그리고 분명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다는 막연한 공포가 뒤덮었어.

근데 같이 놀던 애 중에 하나가 실가락에 매달린 담배 꽁초를 보더니 흥미로운지 뭐라고 하기 시작했어.

그 애를 B라고 할게.

B가 화가 났는지 미친놈이라느니 변태라느니 이런짓하는 사람이 사람 죽이는거라니 그런 소릴 했지.

난 무서워서 그러지 말라고 말리면서 얼른 자리를 파하고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어.

근데 걘 거기에 꽂혔는지 그걸 잡아 당겨서 꽁초 하나를 뺐어.

우리 테이블에 꽁초를 탁 놓더니 그앤 마음에 안드는지 열변을 토하는거야.

물론 가게에 그런걸 달아놓다니 정신이 이상한 사람인건 맞겠지만

그때 나는 그런것보다 건드려서 안 될 것을 건드렸다는 생각밖에 없었어.

왜냐하면 강물 속에서 본 그것이 자꾸 생각 났거든.



그때 담배피러 나갔다 온 A선배가 들어왔는데

우리 탁자 위에 실가락에 묶인 담배꽁초가 놓여진걸 보더니 갑자기 표정이 변하는거야.

같은 사람이었다고 생각이 안 들만큼 눈이 기름기로 번들거리고 시뻘겋게 광채가 났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정말 살인마가 있으면 저런 얼굴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A선배가 이거 누가 만진거냐고 물었는데 눈은 번들거리는 와중에 얼굴은 너무 장난기가 가득한거야.

입술도 빨갛고 침인지 뭔지 반짝거리는게 광기가 느껴졌어.



B가 식당에 누가 이런걸 둬요 포장마차도 식당이잖아요 웃으면서 이야길 하고 있는데

A 선배가 담배피고 와서 탁자위에 둔 꽁초가 실에 묶인 담배랑 같은 브랜드인거야.

그리고 구브러진 모양이나 크기도 비슷했어.

거의 끝까지 다 피운거랑 불 끈다고 눌러서 접친 모양이...



실타래에 묶인 그 많은 꽁초와 A선배의 담배 그리고 실에 묶여있던 누렇고 큰 이..

눈치챈척도 안하고 입 밖에도 안내야지 마음먹고 얼른 가야겠다고 생각했어.


"어? 형

이 꽁초랑 형 꽁초랑 같은거 아니에요?

이거 형이 그런거네?"

B가 A선배를 놀려대기 시작했어.

선배는 적당히 웃으면서 맞장구 쳐주고 다같이 깔깔 거리는 분위기였는데...

A선배가

"너 같은 새끼들 다 죽어야해

내가 똑같이 죽여줄게"

혼자 작게 중얼중얼 거리더니

테이블 위에 놓여진 포크로 B의 성대를 푸욱 찔렀어.

찌는게 아니라 거의 뚫었다는게 맞을거야.

둔탁하게 뼈 뚫히는 소리

어릴절 엄마 손 잡고 시장갔을때

닭뼈를 잘라내던 소리 같았어

우지근

피가 번지고 부들부들 흰자위만 보이며 넘어가는 B의 모습이 보였어.

A선배의 손에는 살점이랑 피범벅인 포크가 있었고

히죽히죽 웃다가 소리지르고 방방 뛰고

악에 바쳐서 온 몸이 시뻘겋게 된 선배 모습이 보였어.




순간 아수라장이 되고 다들 비명지르고 난리였는데

난 그냥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

뛰쳐 나갔지..


그리고 내가 눈을 떴을때

나는 처음에 있던 그 강물 속 어스름하고 깊고 음침한 그곳에 있었어

깊은 곳 하지만 올라가고 싶지 않았어.

누가 물 위에 있는지 알 것 같았거든.



그리고 그 누군가가 실을 잡아 당겼어.

탕탕탕...

얇은 실, 탄력좋게 팽팽해진 실을 잡아 당기는 소리가 물 속에서도 들렸어. 아마 꿈이라서 그렇겠지.

끔찍하게도 잡아당기는 실 끝에는 내 이가 묶여 있었고

잇몸 뿌리가 뻐근하게 아파왔어.

하지만 물 밖으로 나갈 생각조차 없었어.

이 따윈 어떻게 되어도 여기서 버텨야한다는 생각만 있었지.

나는 그 밑에서 울부짖고 비명을 질렀던것 같아.

고통이 아닌 두려움과 공포로

물론 물 속이라서 들리지 않았겠지만...

그렇게 나는 이를 뽑혔어.

그리고 강물 속에 스멀스멀 퍼지는 피가 보였어.



다행인지 아닌지 몰라.

그 사람은 내가 살아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았어.

근데 자꾸 피가 퍼져서 그 사람에게까지 번져보일 것 같았어.


속으로 제발 제발 피가 많이 퍼지지 않기를 기도했어.

하지만 푸르슴한 물속에 피는 번지고 있었고

그 피를 보면서 정신이 아득해졌지.

그리곤 기억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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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잠을 못들었다고 한다.

오늘 새벽 5시에 깼다....그래서 까먹을까봐 적었다.

미안 냔들아

갑자기 생각나는대로 흘려적는다고 이해안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너무 무서웠어.

털어놓고 나니까 마음이 좀 가볍다.

나는 이런 꿈을 자주 꾸는 냔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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